최근 신앙서 ‘기름 부으심’(규장)을 출간한 건국대 생명환경과학대 손기철(51·온누리교회 장로) 학장은 개신교계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
자연과학자이면서도 성령을 강조하는 사역 활동을 하고 있고, 목사가 아닌 장로의 신분으로 신앙 집회를 인도하기 때문이다.
그가 매주 월요일마다 경기 성남시 선한목자교회에서 여는 ‘HTM(Heavenly Touch Ministry) 말씀치유집회’는 평균 3000여 명이 모인다.
이 책은 손 학장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신앙생활을 위한 마음가짐과 수련 방법 등을 다뤘다.
“기름은 성령을 의미하죠. 기름 부으심은 바로 하나님의 권위와 능력이 실재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적으로 자신을 낮추고 오만함을 버리는 비움, 채움, 나눔, 드림의 과정이 있어야 하나님을 제대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는 원래 신앙인이 아니었다. 건국대 원예과학과에 다니다 존재론적 고민에 빠져 동국대 승려학과에 편입시험을 보기도 했다. 1980년대 후반 미국 조지아대에서 식물화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밟다 심방 온 목사의 ‘형제님은 죄인’이라는 말에 언쟁을 벌였다.
“목사님과 1년간 교회에 다녀본 뒤 다시 얘기하기로 했죠. ‘하나님이 없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교회를 다녔죠. 열심히 성경 공부를 했고 모임에 빠짐없이 참석했습니다. 교회에 가면 과학 이론을 앞세워 짓궂은 질문을 하곤 했는데 어느 순간 회개와 감사의 눈물이 흐르더군요.”
1990년 모교인 건국대 교수가 된 그는 한국창조과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1999년 온누리교회 내적치유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뒤 교회의 허락을 받아 2004년부터 직접 집회를 인도하고 있다.
그는 과학과 종교를 대립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갈릴레이의 지동설은 당시 주류였던 천동설을 부인했지만 진실이었죠. 세상에는 내가 배운 과학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가 많습니다. 자연의 모든 법칙은 초월자의 신성(神性)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