偏(편)은 偏食(편식)이나 偏見(편견)처럼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공정하지 않다는 뜻이다. 偏僻(편벽)처럼 외지다는 뜻도 있다. 不偏不黨(불편부당)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공정하다는 뜻이다. 여기서처럼 부사로 쓰이면 객관적 요구나 상황에 맞지 않음을 나타내며 ‘굳이’ 또는 ‘기어코’에 해당한다. 또 기대에 어긋남을 나타내어 ‘뜻밖에’로 풀이되기도 한다.
作(작)은 만들다 또는 일으키거나 일어나다의 뜻이 있다. 浪(랑)은 물결 또는 파도이다. 無風作浪(무풍작랑)은 까닭 없이 是非(시비)나 事端(사단)을 일으키는 것을 비유한다. 無風起浪(무풍기랑) 또는 無風揚波(무풍양파)라고도 한다.
繡(수)는 刺繡(자수)처럼 헝겊에 색실로 떠놓은 그림이나 글자이다. 수를 놓다의 뜻도 된다. 수(수)와 같은 자이다. 繡衣夜行(수의야행)은 수놓은 옷을 입고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으로, 생색이 안 나는 공연한 자랑을 비유한다. 錦衣夜行(금의야행)도 같은 뜻이다. 雖(수)는 ‘비록’에 해당한다. 聞(문)은 듣는다는 뜻 외에 냄새를 맡는다는 뜻도 있다.
사람의 일에는 한계가 많다. 때로는 엉뚱한 언행으로 큰 풍파를 일으키기도 하고, 때로는 그럴듯하지만 불완전하거나 실속이 없다. 사람이 하는 일에 잘못이 없을 수는 없는데, 더 큰 문제는 잘못을 모르고 스스로 완전한 줄 아는 데에 있다. ‘增廣賢文(증광현문)’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