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인 45억2000만 원에 낙찰된 뒤 위작 논란에 휩싸여온 박수근(1914∼1965) 화백의 유화 ‘빨래터’가 내년 1월 법원 감정을 받는다.
서울옥션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박수근의 ‘빨래터’와 서울대의 과학감정에서 기준작으로 제시된 ‘고목과 여인’, 그리고 존 릭스가 오래전부터 ‘빨래터’를 소장해왔음을 보여주는 사진 원본을 법원을 통해 감정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빨래터’의 위작 의혹은 지난해 12월 미술잡지 ‘아트레이드’에서 처음 제기했고, 서울옥션은 명예훼손을 이유로 3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어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가 과학감정을 바탕으로 ‘진품’이라고 발표했으나 미술품 과학감정가인 명지대 최명윤 교수가 이를 반박하면서 위작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최 교수는 기준작 ‘고목과 여인’의 밑바탕이 1980년대 중반 개발된 집성보드(MDF)라며 ‘빨래터’도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는 최근 ‘빨래터’ 과학감정에 참여했던 윤민영 정전가속기연구센터장을 “최종 검증이 끝나지 않은 예비분석 결과를 공개해 미술품 감정에 혼란을 일으켰다”며 보직해임한 바 있다.
서울옥션 최윤석 미술품경매팀장은 이날 “전문가들에게 ‘고목과 여인’의 재질 분석을 의뢰한 결과 MDF가 아닌 종이류라는 결과를 통보받았다”며 “재판 중이어서 대응을 자제해왔지만 법원 감정을 통해 진위를 가리겠다”고 말했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