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신조어 달인 되자 下] 아! 삼일절… BMW나 타야겠다

  • 입력 2008년 12월 22일 00시 27분


신조어를 보면 세상이 보인다.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의 줄임말로 완벽한 남성을 뜻함)’, ‘IBM(이미(I) 버린(B) 몸(M)’ 처럼 기발함으로 무릎을 치게 하는 단어는 기본이고 ‘루비족’, ‘스테이케이션’처럼 세간의 관심사를 반영하기도 한다.

올 한해 우리들의 모습을 대변한 신조어들을 만나보자.

○여성파워 입증하는 신상녀, 골드미스

여성과 관련된 연령별 신조어가 등장하며 ‘여풍(女風)’을 증명했다. 신상품 명품구두를 “내 새끼”라 부르는 가수 서인영이 ‘신상 구두’를 입에 달고 다니며 ‘신상녀’라는 별명을 얻었다.

‘신상녀’는 누리꾼들 사이에 공감을 얻으며 ‘열심히 발품을 팔아 올 시즌 새로 나온 명품을 재빠르게 구입하는 20∼30대 여성’으로 의미를 다졌다.

30대 미혼 여성은 이제 ‘노처녀’라 불리길 거부했다. 전문직에 종사하며 경제적으로 능력있는 30대 미혼 여성이 늘면서 ‘올드미스(Old Miss)’란 호칭은 ‘골드미스(Gold Miss)’로 바뀌고 있다.

50대 여성을 지칭하는 ‘루비족’도 빼놓을 수 없다. 최고 시청률 42.7%를 기록하며 2008년 최고의 드라마로 꼽힌 ‘엄마가 뿔났다’에서 단연 돋보이던 캐릭터 고은아(장미희 분)가 주인공. 고은아는 자기 관리에 적극적이며 트렌드에 민감한 중년 여성을 대표했다. ‘루비족’은 상쾌하고(Refresh), 평범하지 않으며(Uncommon), 아름답고(Beauty), 젊어 보이는(Young)의 앞 글자를 조합해서 만든 신조어로 실제나이 50대 외모는 30대, 마음은 40대인 여성을 뜻한다.

○부러운 ‘쿠거족’, 준비된 ‘리본족’

연하 남성과 데이트를 즐기면 “너 능력있다”는 비아냥 섞인 질투를 듣던 시대는 지났다.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늘어나자 ‘능력 있는 누나’들을 지칭하는 ‘쿠거족’이 등장했다. 쿠거는 북미에 서식하는 고양잇과의 동물로 먹잇감을 찾을 때까지 어슬렁거리는 특징이 있다.

재혼이 늘어나며 ‘리본족(Re-Born)’도 주목받았다. ‘리본족’은 경제적인 능력이 있는 젊고 매력적인 재혼 희망 남성을 뜻한다. 이혼 후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와 초혼 때보다 안정적인 경제력과 여성에 대한 매너 등을 갖춰 상대방에게 ‘리본을 묶은 선물’ 같다는 의미도 있다.

○경기침체와 취업난=신조어 공장

2007년 말 시작된 경기침체는 우리 생활에 직격타를 날리고 있다. 올 여름 미국에서는 휴가를 집에서 보내는 알뜰휴가족이 늘어나며 머물다라는 뜻의 영어단어 스테이(Stay)와 휴가를 뜻하는 베이케이션(vacation)을 결합한 ‘스테이케이션’이란 신조어가 나왔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방에 콕 박혀서 휴가를 보내는 ‘방콕족’이나 방을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방글라데시족’쯤 되겠다.

허리띠를 졸라맨 사람들은 ‘BMW’를 타기 시작했다. ‘BMW족’은 버스(Bus)나 자전거(Bicycle), 지하철(Metro), 도보(Walk)의 앞 글자를 조합해 만든 신조어로 자가용을 포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BMW족’ 중에는 ‘iPOD’ 세대가 많았다.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이용하는 사람이 아니다. ‘iPOD’은 위태롭고(Insecure), 억눌리고(Pressurised), 과도한 세금과(Over-taxed), 빚에 시달리는(debt-ridden) 18세부터 34세 청년층을 말한다.

‘iPOD’ 세대라도 ‘VIP’는 되지 않아야 한다. ‘매우 중요한 사람(Very Important Person)’이 되지 말란 말이 아니다. ‘VIP’의 새로운 뜻은 ‘매우 소심한 사람(Very Inactive Person)’.

심각한 취업난도 웃지 못 할 신조어를 생산했다. 구직자들은 ‘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는 금감원, 한국은행 등 높은 급여와 복리후생은 물론이고 정년까지 보장하는 국책은행들의 입사시험일이 겹친 날을 ‘A매치 데이’라고 외치며 취업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지만 하늘의 별따기였다.

‘이십대의 태반이 백수’라던 ‘이태백’ 시대를 넘어서 ‘이구백(20대 90%가 백수)’ 시대로 진입했고 ‘10대들도 장차 백수가 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한 ‘십장생’, ‘31세를 넘으면 취직은 절망적이다’는 뜻의 ‘삼일절’이라는 단어는 앞으로의 경기침체를 반영하는 듯해 씁쓸함마저 주었다. [인기검색어]

김아연 동아일보 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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