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the Air]MBC‘환상의 짝꿍’ 출연자 선발 현장

  • 입력 2008년 12월 23일 03시 07분


허허실실 질문… 기상천외 답변…

퀴즈 나설 어린이 뽑기 ‘폭소만발’

“저의 별명은 간섭을 잘한다고 동네 이장입니다!” “욱현이는 무슨 간섭을 그렇게 잘해요?” “….” “간섭이 무슨 뜻인지 모르니?” “네.”

18일 오후 경기 고양시 MBC 일산제작센터 3층. 연예인과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가 짝을 지어 퀴즈를 맞히는 MBC ‘환상의 짝꿍’(일요일 오전 9시 반)에 출연할 어린이를 제작진이 장기자랑 심사와 문답을 통해 뽑고 있다. 한쪽 화이트보드에는 “싫어요, 안 돼요, 몰라요, 못해요, 그냥요는 탈락”이라고 쓰여 있다.

기자가 장래 희망이라는 규현이는 앞쪽 윗니 네 개가 다 빠졌다.

“이는 다 어디 갔어?” “까치가 물어갔어요.” “확실해?” “보지는 못하고 던져 줬어요. 치과에 가봤더니 새 이가 여기 안에 다 들어있대요.” “안 나면 어떻게 할 거야?” “(손가락으로 빈 잇몸을 가리키며) 여기 안 난 곳에 새 이를 묻으면 돼요. 임…임플, 임플란트요!”

아이들은 때 묻지 않은 생각을 스스럼없이 말했다. 안경 쓴 태규는 자다가 꿈에서 깬 뒤 갑자기 눈이 나빠졌다고 했다. 현지는 구구단의 5단을 외우는 것을 강조해 자랑했다(제작진은 많은 1학년 아이가 5단을 외울 수 있다고 했다). 광현이는 “할아버지가 컴퓨터를 붙잡고 놓지 않는다”며 “할아버지, 계속 컴퓨터하면 머리가 나빠져요. 이제부터 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장기가 줄넘기라는 창범이는 두 번 넘고 줄에 걸렸지만 울지 않았다.

두꺼운 검정 뿔테 안경을 쓴 규원이는 누나가 대학생인 늦둥이다.

“왜 엄마 아빠가 누나를 낳고 한참 있다가 너를 낳았을까?” “응…원래 씨가 두 개 생겼는데, 하나는…잠깐, 뭐가 이상한데, 하나는 빨리 생기고 하나는 늦게 생겼나?”

이틀 전부터 외웠다며 유창하게 초급 일본어를 늘어놓던 규원이는 합격해 최종 면접을 기다리게 됐다.

가족 소개를 하며 “동생이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활동’하고 있다”는 채연이에게 언니한테 하고 싶은 말을 해보라고 하자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때리지 말라”고 부탁했다.

제작진은 학교를 방문해 선발한 어린이와 지원자를 합해 매회 50여 명을 상대로 면접한다. 그중 출연하는 것은 5명. 뛰어난 장기보다 표정이 밝고 목소리가 당당한 게 더욱 중요한 선발 기준이라고 제작진은 밝혔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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