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송년회 트렌드

  • 입력 2008년 12월 24일 16시 47분


cj송년회
cj송년회
IT업체인 파수닷컴은 30일 열릴 예정인 송년회를 파티 형태로 진행한다. 중·고등학교 시절 조회를 연상케 하는 '종무식' 스타일의 행사를 버린 것.

올해 회사 사무실을 서울 마포구 상암동으로 옮긴 파수닷컴은 10개의 사무실 안에 있는 회의실을 '테마 레스토랑과 바'로 꾸며서 송년회를 연다. 송년회 음식은 각 팀별로 테마 음식을 정해 만들어 오는 방식으로 마련한다.

송년회 중에는 이색 이벤트도 마련돼 있다. 2009년도 전사적인 캠페인으로 정한 '최소 종이컵 사용'을 위해 임직원 전원에게서 특이하거나 의미있는 '중고 머그컵'을 송년회 날 사고 팔 수 있도록 '미니 벼룩시장'을 열 계획이다.

파수닷컴 김미현 팀장은 "직원들에게 사무실을 일하는 공간이 아니라 즐기는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시도"라며 "외부에서 송년회를 할 경우 들어가는 비용도 줄이고, 직원들 간의 재미도 챙길 수 있어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남과 나누는 송년회 많아져

경제 위기로 인해 송년회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아무리 경기가 나빠도 송년회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사원들의 사기를 돋우는 차원에서 꼭 해야 하는 행사.

하지만 과거처럼 단순한 행사 위주의 '마시고' '놀고' '쓰는' 송년회 대신 경제위기를 반영한 '절약형' '봉사형' '희망형' 송년회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메리츠증권 파생운용팀은 올해 '수익만을 추구하는 이미지'를 탈피할 만한 송년회를 시도했다. 파생운용팀 딜러 7명은 20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있는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한 '연탄 배달하기 행사'에 참여했다.

파생운용팀 정우길 팀장은 "솔직히 올해 수익이 많이 나 예년처럼 거창하게 송년회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며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로 가뜩이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우리도 남에게 작은 것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연탄 배달 봉사를 송년회로 삼았다"고 말했다.

해외정착 및 투자 전문 컨설팅 업체인 MCC도 24일 송년회에서 불우이웃 돕기 이벤트를 연다.

이 회사는 '테마 의상'인 빨강과 녹색 외의 색깔 옷을 입은 직원들에게 벌금을 걷고 모든 직원에게 소장품 하나씩을 가져야 경매를 통해 구입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벌금과 경매 수익금은 모두 불우이웃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절약형, 꿈 찾기 송년회

PR대행사인 'PR 게이트'는 올해 송년회 테마를 '꿈 찾기'로 정했다.

여자 직원이 대부분인 이 회사의 송년회는 점심 때 식사를 한 뒤 '멋진' 아마추어 남성 모델을 불러 단체 사진과 개인 사진을 함께 찍는 것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별도의 음주가무 행사는 없다.

이 회사의 최서연 팀장은 "경제위기를 맞았지만 꿈을 잃지 말자는 취지에서 작은 이벤트형 행사로 송년회를 꾸몄다"고 말했다.

경제위기를 맞아 절약형 송년회를 시도하는 회사들도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전문강사로부터 요리 수업을 받으며 직접 음식을 만들고 그 음식으로 즉석에서 파티를 하는 'DIY(Do It Yourself) 쿠킹 파티'로 송년회를 진행했다.

이 회사는 직원들에게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재미를 느끼게 하고, 송년회 비용을 절약하는 차원에서 DIY 쿠킹 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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