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79>濯去舊見, 以來新意.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2시 57분


濯(탁)은 洗濯(세탁)처럼 씻다의 뜻이다. 翟(적)은 鐸(탁)이나 擢(탁)에서처럼 발음요소이다. 濯足(탁족)과 濯纓(탁영)은 차례로 발을 씻고 갓끈을 씻는다는 말로 세속의 먼지를 씻고 또 세속에서 벗어나 고결함을 유지함을 비유하며 ‘맹자’에 보인다. 去(거)는 웅덩이에서 벗어남을 나타낸 것으로, 어디를 떠나간다는 뜻과 어디로 간다는 뜻이 모두 있다. 여기서처럼 除去(제거)하다의 뜻도 있다.

舊(구)는 절구 臼(구)가 발음요소이다. 예전 또는 오래됨을 뜻하며 친구도 가리킨다. 見(견)은 人(인)의 변형인 인(인)과 目(목)을 합해 보는 것을 나타냈으며 견해나 생각의 뜻이 있다. 以(이)는 흔히 방법이나 수단을 표시한다. 여기서처럼 앞의 구절을 받기도 하며 ‘그렇게 하여’로 풀이된다. 來(래)는 오게 하다 또는 부르다의 뜻도 된다.

新(신)은 새롭다는 뜻이다. 木(목)과 도끼인 斤(근)을 합해 나무 베는 것을 나타내고 발음요소인 辛(신)은 간소화했다. 나무를 베면 희고 새로운 것이 보인다는 풀이도 있다. 땔나무 薪(신)의 본래글자이기도 하다. 送舊迎新(송구영신)처럼 舊(구)와 상대적이다.

意(의)는 心(심)과 音(음)을 합해 마음으로 말소리를 살핌을 나타냈다. 생각 또는 의도를 뜻하며, 不意(불의)처럼 추측하다의 뜻도 있다. 出其不意(출기불의)는 흔히 남이 생각하지 못한 행동을 함을 의미하는데, ‘孫子(손자)’에 보이는 공격의 방법이다.

예전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새로운 생각을 할 여지가 없다. 創意(창의)는 옛것의 모방과 학습의 기초 위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끝내는 그 옛것을 뛰어넘어야 가능하다. 변화하고 발전하는 세상을 이끄는 이들은 항상 새로운 생각으로 앞서간다. 宋(송) 朱熹(주희)의 ‘學規類編(학규류편)’에서 인용한 張載(장재)의 말이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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