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클릭도 받지 못하고 사장되는 기사가 부지기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은 행운의 기사는 무엇일까.
포털사이트에서 한 해 동안 누리꾼들이 가장 많이 본 기사를 희(喜)·노(怒)·애(哀)·락(樂)으로 나누어 정리해봤다.
기쁨의 중심에는 사랑이 있었다. 새해 첫 날부터 인터넷을 강타한 방송인 현영과 가수 김종민의 열애소식은 올 한해 누리꾼들이 가장 많이 본 기사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낼모레 마흔’ 박명수는 8세 연하의 피부과 의사 한수민 씨와 결혼하며 누리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고(20위) 학교 선후배로 만나 연기에 대한 조언을 주고받다 연인으로 발전한 배우 박용우와 조안은 11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달콤한 사랑을 나누고 있어 누리꾼들의 시샘을 샀다(27위).
기쁨이 큰 만큼 슬픔도 큰 법. 한편에서는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알려진 가수 지누와 방송인 김준희가 결혼 2년 만에 파경을 맞아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22위).
유난히도 화나는 뉴스가 많은 한해였다. 정초부터 600년 동안 서울을 지켜온 숭례문이 70대 노인의 ‘묻지마 방화’로 5시간 만에 잿더미로 변해버리는 것을 지켜봐야했던 누리꾼들의 심정은 한 마디로 참담했다(8위).
쇠고기 파동으로 불거진 촛불집회는 초여름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다. 집회에 참가했던 서울대 음대생이 경찰의 군홧발에 밟히자 누리꾼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높았고(7위)
시위대를 저지하던 전투경찰(전경)이 전경 복무를 해제하고 육군으로 복무하게 해달라고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25위)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마포 네모녀 살해사건’의 범인이 전직 프로야구선수 이호성이라고 밝혀지며 왕년의 ‘스타’가 ‘살해범’으로 몰락한 모습에 누리꾼들은 분노를 넘어선 충격을 느꼈다(16위).
또한 강화도에서 모녀를 납치.살해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이 배포한 몽타주에 용의자의 외모가 구체적인 묘사없이 ‘뽀얀 피부의 꽃미남형’이라고 표현돼 있어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범인이 붙잡힌 후 얼굴이 몽타주와 너무나 흡사해 오히려 우리나라의 놀라운 몽타주 기술이 주목받기도 했다(10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심판단에 누리꾼들이 뿔났다. 지난 3월 2008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고관절 통증 속에 진통제 투혼을 벌이며 멋진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보여준 김연아에게 예상외로 낮은 점수를 주었기 때문.
유럽 출신 선수들에게만 박수를 보내던 유럽 관중들도 기립 박수로 김연아의 연기를 환호한 뒤였기 때문에 실망은 더했다.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심판들은 관중의 야유를 들어야했다(6위). ‘산소탱크’ 박지성이 07/0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때 엔트리에서 제외돼 벤치에도 앉지 못하자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경기 전까지 박지성의 선발출전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됐었던 만큼 누리꾼들의 실망도 컸다(13위).
스타들의 잇단 사망소식에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사채빚에 시달리던 안재환이 부인 정선희를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4위)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최진실까지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최진실의 영정사진을 누나대신 어루만지며 눈물 흘리는 최진영의 모습에 누리꾼들은 함께 울었고(1위)
최진실과 친자매 못지않은 우애를 나누던 정선희(3위)와 배우 신애(5위)의 오열하는 모습에 누리꾼들의 가슴은 먹먹해졌다.
자살뿐만이 아니었다. 그룹 거북이의 리더 ‘터틀맨’ 임성훈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지난 2005년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받은 후 1년 넘게 활동을 중단했던 터틀맨이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지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료진의 말에도 “의미없이 내 인생을 보내는 것보다 위험하더라도 음악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밝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누리꾼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9위).
또한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인기를 모은 배우 이언이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12위).
베이징올림픽이 있어 즐거운 한해였다. ‘마린보이’ 박태환은 남자 수영 자유형 400m에서 3분41초86을 기록하며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 누리꾼들의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줬다.
이어 200m에서 ‘펠피시’ 펠프스와 겨루게 되자 “펠프스에 비하면 저는 아직 갓난아기입니다”며 겸손하게 답한 박태환은 “기회가 된다면 다음 런던올림픽에서 펠프스를 이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해 2012년을 기다리게 만들었다(14위).
9전 전승을 기록하며 남자 구기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야구에서 유독 부담에 짓눌렸던 선수는 ‘4번타자’ 이승엽이었다.
부진에 시달리던 이승엽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드디어 결승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후 “그동안 후배들에게 정말 미안했다”며 울먹여 그간의 마음고생을 짐작케했다(18위).
유도 60kg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판승의 사나이’로 불린 최민호는 추성훈과의 남다른 인연을 공개해 또 한번 시선을 집중시켰다. 2001 아시아 유도선수권에 함께 참가한 두 사람이 출국직전 공항에서 찍은 사진에 누리꾼들은 연신 ‘귀여워!’를 외쳤다(28위). [인기검색어]
김아연 동아일보 정보검색사 aykim@donga.com
[화보] 배구얼짱 출신 모델 한지연의 이국적 바디라인 그 풍성함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