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581>暑極不生暑而生寒, 寒極不生寒而生暑.

  • 입력 2008년 12월 30일 03시 02분


暑(서)는 덥다는 뜻으로 태양인 日(일)이 의미요소이다. 避暑(피서)는 더위를 피하는 일이고 酷暑(혹서)는 혹독한 더위이다. 部署(부서)처럼 관청 또는 배치하다의 뜻인 署(서)와는 전혀 다르다. 署(서)는 계통성이 있다는 의미에서 그물인 망(망)의 변형인 망(망)을 의미요소로 취했다.

極(극)은 木(목)이 의미요소로 본래는 용마루나 대들보를 가리킨다. 그로부터 정점이나 끝 또는 한도에 이르거나 다하다의 뜻으로 확대되었다. 極口(극구)는 할 말을 다한다는 말로 칭찬이나 비난에 열렬하거나 맹렬함을 뜻한다. 登峰造極(등봉조극)은 산봉우리 꼭대기에 오른다는 말로, 조예가 최고 경지에 이르거나 사물의 발전이 최고점에 도달함을 뜻한다.

寒(한)은 춥다는 뜻이다. 집 안에서 풀로 둘러싼 채 얼음 위에 있는 것을 나타냈다. 아래의 두 점은 얼음을 나타낸다. 冬(동)이나 얼음인 빙(빙) 그리고 얼다의 뜻인 凍(동)에서와 같다. 歲寒(세한)은 한겨울의 심한 추위를 가리킨다.

寒來暑往(한래서왕)이나 寒往暑來(한왕서래)는 계절이 바뀌는 것 또는 세월이 흐르는 것을 의미한다. 寒灰更燃(한회갱연)은 차가운 재가 다시 탄다는 말로, 재차 생존의 기회를 얻음을 비유한다. 脣亡齒寒(순망치한)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로, 밀접하게 상호 의존하는 관계임을 비유한다.

추위가 다하면 더위가 찾아오고, 더위가 다하면 추위가 찾아온다. 심하게 굽혀진 것은 펴지는 것도 세차고, 오래 엎드려 있던 것은 날아오르는 것도 시원스럽다. 如意(여의)함에는 그렇지 못함이 잠복해있듯이 여의하지 못함에는 여의함이 잠복해있다. 어려울수록 더욱 밝은 미래에 대해 확신하며 견뎌나가야 할 이유도 거기에 있다. 淸(청) 魏源(위원)의 ‘默고(묵고)’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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