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인이 북한군 탱크 조종”
“소련의 스탈린은 오래전부터 전쟁을 ‘구상’해 왔습니다. 북한의 김일성은 이를 충실히 ‘실행’에 옮겼고,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은 전쟁을 ‘연대보증’했습니다.”
외교관 출신 학자로 50년 가까이 6·25전쟁의 발발 원인을 추적해온 소진철(78·사진) 원광대 객원교수가 연구의 마침표를 찍는 책 ‘한국전쟁 어떻게 일어났나’(한국학술정보)를 최근 펴냈다. 소 교수는 책에서 북한과 소련, 중국을 전쟁의 ‘공동정범’으로 규정했다.
그는 “러시아의 저명한 군사연구가들 중에는 6·25전쟁을 ‘스탈린의 전쟁’으로 단순화하는 사람도 있는데 잘못된 시각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중공의 역할에 대해선 “개전 직전인 1950년 5월 14일 마오쩌둥은 김일성과의 대담에서 ‘이제부터 전쟁은 공동 과제가 됐다’는 발언을 한 바 있는데 이는 중공이 전쟁의 ‘당사자’라는 사실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소 교수는 1963년 미국 오클라호마대에서 논문 ‘1950년의 한국전쟁의 제원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집필한 논문과 책, 새롭게 찾아낸 문서를 종합해 이 책을 썼다.
그는 전쟁 전 이미 중공과 소련의 군인들이 북한군에 합류해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중공인민의용군 소속 3개 조선족 사단이 1950년 4월까지 북한군 5사단, 6사단에 각각 편입됐다는 것이다. 소련은 소련 지배 아래 있던 부리야드공화국(현 몽골)의 기갑부대 요원 1500여 명을 파견했으며, 전쟁 초 서울에 나타난 북한군 탱크는 모두 이들이 조종했다고 소 교수는 설명했다.
책에는 △1945년 9월 7일 맥아더 장군이 남한 관할권 행사를 발표한 포고문 △1949년 3월 5일의 스탈린-김일성 회담록 △1950년 6월 19일 미국 행정부가 작성한 전쟁 정세 평가서 등 당시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들이 첨부돼 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