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뮤비보다 노래로 승부할래요”

  • 입력 2008년 12월 30일 03시 02분


“얼굴 없는 가수, 이제 벗어날래요.” 3년 만에 3집 ‘멜로디 & 메모리’를 발표한 가수 유미. 변영욱 기자
“얼굴 없는 가수, 이제 벗어날래요.” 3년 만에 3집 ‘멜로디 & 메모리’를 발표한 가수 유미. 변영욱 기자
3년만에 3집 ‘멜로디&메모리’ 낸 가수 유미

“뮤직비디오에 가려 주목받지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이 있었어요. 화려한 뮤직비디오를 배경으로 하지 않으면 난 인정받지 못하는 가수일까. 그땐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젠 사람들이 내 노래를 알아요. 내 노래가 담긴 앨범을 사고 내 노래를 따라 부른 건 노래가 좋아서니까. 그것만으로 제 몫을 한 거죠.”

데뷔곡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부터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 삽입된 ‘별’까지. 애절한 발라드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를 듣고 먼저 떠오르는 건 그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정우성과 전지현이다. ‘별’도 노래를 부른 실제 가수보다 ‘미녀는 괴로워’의 배우 김아중이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이 노래를 부른 가수 유미(본명 오유미·28)의 얼굴이 쉽게 오버랩 되지 않는 셈이다.

그런 그가 최근 3집 ‘멜로디&메모리’를 발표했다. 싸이더스라는 대형 소속사를 떠나 3년 만에 발표한 앨범이다. 타이틀곡 ‘여자라서 하지 못한 말’을 비롯해 ‘여자이니까’ ‘한 남자 한 여자’ 등 여자를 화자로 내세운 슬픈 발라드가 많다.

“집처럼 편안한 곳에서 1년 동안 시간에 제약 받지 않고 녹음했어요. 디지털 싱글을 낼 수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팬들에게 내 얘기를 꺼내는 건데 두세 곡 덜렁 내놓기가 미안하더라고요.”

그가 가수로 데뷔하게 된 건 고등학교 2학년 때 고향인 충북 충주에서 개최한 남한강가요제에서 대상을 타면서부터다. “충주에서 노래 잘 부르는 학생으로 소문났다”는 그는 가요제에 출전해 ‘사모곡’을 불렀다. 그는 “장구와 북을 다뤘던 할머니의 영향을 받아 국악에 관심이 많다”며 “요즘에는 노래에 도움이 될까 싶어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노래 ‘별’은 연습실에서 처음 듣고 그냥 부른 것이 그대로 앨범에 수록됐을 정도. 매번 연습 삼아 부르는 곡에도 모든 감정을 쏟아 붓는다.

“마음에 와 닿는 곡을 만나면 종일 가슴 속에 꽉 차 있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마흔 살까지는 정통 발라드를 해야죠. 이후는 제 나이와 함께 늙어가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또 모르죠, 제가 ‘사모곡’을 다시 부를지도.(웃음)”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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