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균 앵커)연말 송년회에서 노래 실력 좀 뽐내셨습니까? 얼마 전 한 언론사에서 설문조사를 했더니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가요로 원더걸스의 '노바디'가 뽑혔다고 합니다.
(김현수 앵커)올해는 또 서태지 비 이효리 등 대형 스타들이 컴백해 수많은 히트곡을 낳았는데요, 문화부 염희진 기자와 함께 올해 히트가요 5가지 특징을 꼽아 보겠습니다. 염 기자, 올해 히트곡들 어떻게 보세요?
(염희진 기자) 네, 올해 가요계를 사자성어로 표현해본다면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불황에 시달리던 가요계가 고통 끝에 낙이 온다고 서태지 비 이효리 동방신기 등 대형 가수들이 잇따라 컴백하면서 다양한 히트 곡들이 쏟아졌습니다. 앨범 판매량도 선전을 거뒀는데요, 음반판매집계 사이트인 한터 차트에 따르면 동방신기는 37만 장을, 빅뱅은 미니앨범 두장을 합쳐 46만장을 팔았습니다. 지난해 앨범 판매량 10만장을 넘긴 가수가 14만6000장의 SG워너비와 13만장을 판 에픽하이 두 그룹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정말 상반된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박제균 앵커)네, 그렇군요. 그럼 염 기자가 보기에 올해 히트곡의 첫 번째 특징은 뭔가요?
(염희진 기자)네, 첫 번째로는 한마디로 '중독성' 이라고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올 한해는 사실상 원더걸스의 '소핫'과 '노바디'가 지배했는데요, 이 노래들은 모두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춤이 특징입니다. 기억하고 싶어도 쏙쏙 들어오는 노래와 춤은 프로듀서 박진영의 작품이죠. 요즘 너도나도 개인기로 따라하는 바람에 예능프로그램에서 금지령을 내렸다는 손담비의 '미쳤어'도 대표적인 중독 가요라고 할 수 있죠. 노래를 제대로 한번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 '미쳤어'의 음은 다 알더라고요. 이런 노래들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도 여러 차례 패러디 되기도 했습니다.
(김현수 앵커)요즘은 유독 이름 외우기 어려운 그룹들이 많이 나온 것 같아요. 동방신기, 빅뱅이야 워낙 유명하지만 샤이니에 2PM, 2AM까지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어요.
(염희진 기자)네, 맞습니다. 올해 히트가요의 특징 두 번째는 아이돌의 전성시대입니다. 그 중 올 한해 두 장의 미니앨범을 발표한 빅뱅은 지난해 '거짓말'에 이어 '하루하루'가 인기를 얻으며 동방신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아이돌 그룹으로 거듭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2년 만에 4집을 발표하며 국내 무대에 복귀한 동방신기의 파워 또한 대단했습니다. 충성도 높은 팬 층이 두껍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데요.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동방신기 팬카페에 가입한 회원만 80만 명입니다.
세 번째 히트가요 특징은 대담해진 노골적인 가사입니다. 개인적으로 아이돌 그룹의 변천사를 가사에서 들여다 볼 수 있다고 보는데요, '나만 바라봐' '주문-미로틱' 등 은유적인 성적 표현이라든지 이기적인 자기주장이 담기며 예전에 비해 더욱 통속적이고 대담해졌습니다. 이는 동방신기의 '미로틱'과 더불어 올해 컴백한 비의 노래 '레이니즘'이 보건복지부 산하 청소년위원회로부터 청소년유해매체 판정을 받으며 논란을 낳기도 했죠.
(박제균 앵커)그렇다면 4번때 특징은 뭔가요?
(염기자) 웬만하면 요즘 인기가요 CD를 살 일이 없는데, 올 한 해는 오래간만에 앨범을 사게 만드는 반가운 가수들이 많았습니다. 카세트테이프나 CD를 사며 앨범을 들었던 세대들에게는 모처럼 반가운 가수들이 잇따라 컴백한 한해였습니다. 서태지 김건모 신승훈 김종국 등 90년대 스타부터 비 이효리 등 2000년대 스타까지 컴백 스케줄이 빼곡했는데요.
그러나 1990년대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던 김건모 신승훈의 앨범 판매량이 3만장에 머물며 부진했습니다. 반면 평론가들은 모던록을 시도한 신승훈에게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은 싱어송 라이터의 바람직한 발전상"이라는 평가를, 4년간의 공백 끝에 8집을 발표한 서태지에게는 "새로운 장르 선점에 대한 강박관념을 벗어던지고 친밀한 멜로디를 들려줬다"며 호평했습니다.
(김현수 앵커)또 어떤 특징이 있죠?
(기자)다섯번 째는 독특한 엽기 인디음악의 유행입니다. '인디계의 교주' '인디계의 서태지'라 불리는 장기하 씨인데요. 그의 타이틀곡 노래부터 '싸구려 커피'입니다. 절대 선글라스를 벗지 않는 미미 시스터즈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죠.
(박앵커) 수고했습니다(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