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연재소설 댓글 통해 독자들과 교감 낭송회등 오프라인 만남 147회… 작년 4배 이외수씨 등 TV 출연 젊은층 관심 높이기도 “탁월한 비유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에덴동산과 cctv를 연결하는 솜씨라니. 과연 ㅋㅋㅋ”(ID: gjwjdtnr) “고맙습니다. 탁월한 댓글은 독자분들이 더 많이 붙여주고 계세요. 과연ㅋㅋㅋ”(백영옥) 온라인서점 예스24에서 연재 중인 백영옥 작가의 장편소설 ‘다이어트의 여왕’은 매회 연재가 업데이트 되면 작가와의 리플놀이가 시작된다. 백 씨는 하루 평균 50여 개씩 달리는 모든 연재소설에 대한 댓글에 다시 답글을 단다. 같은 곳에서 장편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연재 중인 박민규 작가도 마찬가지다. 올 한 해 문단은 어느 때보다 독자들과의 소통이 활발했다. 소설가 박범신, 황석영 씨를 시작으로 정이현, 공지영 작가 등이 잇따라 합류해 화제가 된 인터넷 연재는 작가, 독자, 텍스트 간의 상호작용을 새롭게 했다. 백 작가는 “댓글을 통한 소통으로 독자들이 작가를 권위의 대상이 아니라 친근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 것 같고 작가로서도 독자들의 글을 보는 건 큰 위로”라며 “독자의 댓글에서 이야기의 풍성한 갈래를 발견하기도 한다. 단행본으로 묶어낼 때는 독자와의 이런 피드백을 반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점, 출판사에서 주관하는 작가와의 오프라인 만남도 늘어났다. 올 한 해 예스24, 교보문고의 관련 행사는 각 120회, 27회로 두 곳 모두 작년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었다. 카페와 클럽에서 진행되는 낭독회, 강연회도 활발했지만 작가와 함께하는 콘서트, 문학캠프, 해외 문학기행도 한층 다채로워졌다. 예스24에서는 ‘이외수 작가와의 바비큐 파티’, 교보문고는 김려호 교수, 소설가 아나톨리아 김 씨와 함께하는 ‘러시아 문학기행’ 등을 진행했다. 창비는 ‘삼국지’의 저자 황석영 작가와 독자들이 함께 우위썬 감독의 ‘적벽대전’을 관람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문단의 인기 작가들이 대중적 스타 작가로 재탄생한 것도 색다른 소통에 힘입은 결과다. 황석영, 이외수 씨는 작가로는 이례적으로 MBC 오락프로그램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시트콤, CF에도 출연한 이 작가의 ‘하악하악’은 대중적 인지도에 힘입어 50만 부가 판매됐으며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등 전작들도 20% 이상 동반 상승효과를 누렸다. 황 작가의 ‘개밥바라기 별’도 방송 출연 뒤 누리꾼들의 반향으로 각 서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김숨 작가는 “독자와의 다양한 만남을 자기 문학을 보여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작가들도 많아졌다”며 “이런 시도들은 문학에서 멀어진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고취시키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장르 간 소통이 활발해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SF를 비롯한 장르 문학적 요소들이 본격문학에서 꾸준히 차용됐다. 특히 하반기에는 미스터리 서사를 반영한 신경숙 씨의 ‘엄마를 부탁해’, 공지영 씨의 ‘도가니’, 정이현 씨의 ‘너는 모른다’ 등이 주목받으며 기성 작가들 역시 장르문학과의 소통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008 청소년·시민을 위한 문학 나눔 콘서트’ 등 시 분야에서도 손수제작물(UCC), 연극 등 타 장르와 결합된 퓨전 시 공연이 활발해졌다. 문학평론가 김수이 씨는 “문학을 비롯한 예술은 더는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내용·형식에 있어서 상호 소통하게 됐다”며 “고립된 장르체험보다는 좀 더 다채롭고 다이내믹한 체험을 원하는 독자들의 요구에 문학도 부응해 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