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신춘문예]영화평론 ‘비몽(悲夢): 변하지 않는 꿈’

  • 입력 2009년 1월 1일 00시 11분


■ 당선 소감

긴 터널 지나 새 입구에 선 느낌

긴 터널을 지나와, 이제 새로운 입구 앞에 선 느낌이다.

작년 이맘때가 생각이 난다. 소위 벼랑 끝에 선 듯한 경험을 했다.

2008년은 길고 길었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영화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 영화를 얼마나 잘 아는가 하는 것보다 영화를 얼마큼이나 사랑하는가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느껴왔다.

특히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로 세상을 보아온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울 따름이다.

다만, 어떤 가능성을 좋게 봐주신 심사위원분들께 감사드린다.

영화를 통해 삶 속을 들여다보고 숨겨진 작고 사소하고 가벼운 것들을 캐내어 그 의미를 나누고 싶다. 더 공부하고 경험해 보아야 할 일이 참 많다.

다시 새 생명이 돋아나듯이, 앞에 주어진 모든 것에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

무엇보다도 힘든 시간 지켜주신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1979년 서울 출생 △2003년 이화여대 광고홍보·방송영상학과 졸업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영상커뮤니케이션학과 재학

■ 심사평

감독의 일관된 흐름 탁월하게 분석

지난해에 비해 출품 수가 늘었다고 하지만 매우 소소할 뿐이니 시나브로 어둠에 잠겨가는 한국 영화산업의 현 상황처럼 느껴져 씁쓸했다. 한국 영화산업의 불황이 오히려 자극이 되기를 조심스럽게 바라본다.

올 한 해 화제가 됐던 몇 영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이에 대한 글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들 영화가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데 비해 대부분이 단순한 칭찬에 머무르고 말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저 한 작품의 칭찬 일변도라면 기업형 결혼식장의 전문 주례꾼들의 주례사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한편 평론의 일정 형식을 파괴한 글들도 만날 수 있었다. 이미 대중화되어버린 인터넷 글쓰기의 자연스러운 반영이랄까. 긍정적으로 보자면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했다거나 사유의 자유로운 반영이라 하겠지만, 오히려 수필에 가까웠다. 좀 더 깊이 생각하고 글을 깎고 다듬는 내공이 쌓아지길.

심사에서 마지막까지 주목 받은 송보림의 ‘천사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안지영의 ‘비몽(悲夢): 변하지 않는 꿈’, 이만영의 ‘유쾌한 소통, 그리고 구원에 이르는 길’은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는 감독의 일관된 흐름을 읽어내는 품새가 탁월했다. 그중에서 장평과 단평 모두 명확하고 간결한 문체로 자신의 분석을 정확히 전달한 ‘비몽(悲夢)…’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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