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특유의 걸쭉한 입담과 웃음을 기대한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의 정체성 모호, 지루한 진행 등을 문제로 꼽았다.
이런 반응에 걸맞게 ‘박중훈 쇼’는 현재 한자리 수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과연 대한민국 스타 중 자타가 인정하는 달변가인 박중훈의 토크쇼 도전은 여기에 머물 것인가. 이런 의문에 대해 박중훈은 7일 직접 기자들과 만나 직접 속내를 밝혔다.
○ “게스트만 25년간, 시청자들이 낯설어 하는 것 같다”
박중훈은 “사석과 밤 11시대 TV에서 정제된 언어로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예의를 갖추고 말해야 한다. 내가 얼마든지 좌지우지 흔들었다 놨다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러 토크쇼에 ‘게스트’로 출연해 웃음을 줬던 과거와 프로그램을 이끄는 ‘호스트’인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25년간 게스트로 출연했다. 내가 ‘호스트’란 것에 대한 낯설음도 있다. 박지성이 공격수인데 수비를 시키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건 나의 복이자 덫이기도 하다. 언제까지 코믹함을 답습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것이다.”
박중훈은 또 일부 게스트를 초대해놓고 ‘너무 무례하다’라는 지적에 대해 반박을 했다.
그는 “우리는 너무 무례한 시대에 살고 있다. 초대손님과 멱살을 잡고 싸우기 직전의 말도 하고, 면박을 주며 통쾌해하고, 불편할 정도로 모든 사실을 다 밝힌다. 무례한 질문을 해야 재미있는지 모르겠다. ‘시대유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토크쇼 MC로 나선 이유로 무례함이나 웃음이 아닌 따뜻함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 “최진영 초대하기 가장 힘들었다”
‘박중훈쇼’는 초반부터 장동건, 정우성, 김태희 등 TV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스타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그는 “출연자들이 모두 고맙다고 했다. 장동건은 착한 남자, 정우성은 똑똑한 남자 이미지, 빈틈없어 보이던 김태희는 털털한 이미지가 생겨서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출연자중에 최진실의 동생인 최진영 편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섭외부터 어려웠다. 끈질긴 섭외를 받고 (최)진영이가 누나 무덤에 가서 ‘누나, 중훈이 형이 자꾸 나오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라고 물어보니 진실이가 ‘중훈이 오빠인데 당연히 나가야지’라는 답이 돌아와 출연했다고 하더라.”
박중훈은 끝으로 “권투로 치면 이제 1라운드가 끝난 것이다. 시청자와 공감하고 담백한 토크쇼를 기대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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