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호기심 천국… “이것이 궁금해요”

  • 입력 2009년 1월 10일 03시 04분


◇무엇이 정답일까요/프리데리케 빌헬미 지음·롤프 보크트 그림·유영미 옮김/141쪽·9000원/문학수첩리틀북(초등 3, 4년)

중세 영국 사람들은 ‘피그(Pygg)’라는 점토로 만든 그릇에 돈을 넣어두었고, 이 그릇을 ‘피그뱅크(Pygg Bank)’라고 불렀다. 1800년대 영국의 한 미술가는 ‘피그 뱅크’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 무렵엔 ‘피그’라는 점토가 거의 쓰이지 않아 이 점토를 몰랐던 미술가는 작은 돼지(Pig) 모양을 한 도자기를 만들었다.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돼지 저금통’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아이들이 한 번쯤 품었을 법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 ‘상식편’ ‘자연편’ ‘발명편’ ‘우리 몸+지구편’ 등 4권이 같이 출간됐다.

그림책에 흔히 등장하는 해적은 왜 항상 한쪽 눈에 눈가리개를 하는 ‘애꾸눈’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바다에서 주로 생활하는 해적 중에는 실제로 애꾸눈이 많았다고 한다.

해적들은 배의 위치를 파악하고 방향을 잡기 위해 ‘야곱의 봉’이라는 도구로 태양을 쳐다봐야 했다. 맨눈으로 해를 쳐다보니 민감한 망막이 뜨거운 햇볕에 데어 한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됐다는 것이다.

여자 옷과 남자 옷의 단추는 왜 반대 방향으로 달려있는지, 피자는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 핫도그라는 이름은 어떻게 유래했는지 소라 껍데기에서는 왜 바닷소리가 들리는지 사소하지만 호기심을 자아내는 엉뚱한 질문들이 각 권마다 30여 가지씩 실려 있다.

모든 질문에는 세 가지 대답이 주어진다. 진짜 정답은 하나. 나머지 두 개는 작가가 지어낸 황당한 가짜 답이다. 가령 ‘스컹크는 왜 고약한 냄새를 풍길까’라는 질문을 보자. ①스컹크의 소화과정은 엄청나게 느려 먹은 음식이 며칠 동안이나 배 속에 있는데 천적을 만나면 먹은 지 며칠이 지난 음식을 얼굴에 뱉기 때문이다. ②스컹크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항문샘을 가지고 있는데 위험에 처하면 항문샘에서 심한 냄새가 나는 액체를 내뿜는다. ③스컹크는 고약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가장 처음에 발견된 스컹크는 몸에 배설물을 묻히고 있어 고약한 냄새를 풍겼는데 이것 때문에 잘못된 소문이 생겼다.

정답은 ②번.

정답에 대한 설명 중 ‘특허’ ‘방전’ ‘분분하다’ ‘발굴’ 등 어려운 단어는 따로 뜻풀이를 붙였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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