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초적이다, 현대적이다… 호주원주민 미술 특별전 30일까지

  • 입력 2009년 1월 14일 03시 02분


호주 원주민 예술가로 세계적으로 독창성을 인정받은 에밀리 캠 워아이의 작품. 사진 제공 공평아트스페이스
호주 원주민 예술가로 세계적으로 독창성을 인정받은 에밀리 캠 워아이의 작품. 사진 제공 공평아트스페이스
놀랄 만큼 현대적이다.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공평동 공평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호주 원주민 미술 특별전-유토피아: 영혼의 색’전. 현대미술을 접하거나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원주민 22명의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 이 전시에서는 점, 선, 면 등 추상적 표현요소가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유토피아는 호주 중앙 사막에 자리한 지역의 이름. 이 지역 원주민들은 1979년 정부와의 토지소송에서 이겨 영구적 땅 소유권을 얻는다.

당시 소송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여성들은 바틱(나무껍질)아트 작품을 만들어 팔았다. 이후 이들의 미술적 재능이 주목받게 되며 1980년대 캔버스가 도입되면서 원주민들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그 중심에 추상적 표현의 선두주자 역할을 한 에밀리 캠 워아이(1910∼1996)가 있다. 사막의 영혼을 그려 독창성을 인정받았던 그의 작품은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초청받았으며 경매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일본 도쿄와 오사카미술관에서 열린 그의 유고전에는 12만 명의 관객이 찾았다. 이번 전시에서도 자연의 이야기를 환상적 색채와 리드미컬한 형태로 풀어내는 그의 힘찬 붓질을 확인할 수 있다. 붉은 사막에 비가 내려 풀이 자라는 모습, 고구마와 비슷한 얌의 뿌리를 투시한 그림 등 작품마다 현대적 미감이 돋보인다.

원주민들은 직업 화가가 아니며 한데 모여 취미로 그림을 그릴 뿐이다. 작품 내용도 부족의 전통과 역사, 일상과 자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따라서 자연의 생동감이 살아 숨쉬는 그들의 작품을 미학적 견지에서 해석하기보다 고유의 문화적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02-3210-0071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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