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AXA손해보험 직원들은 요즘 영어 ‘열공’ 중이다. 직원 10명 중 7명이 회사 지원을 받아 영어 수업을 듣는다. 이는 교보생명 계열사였다가 2007년 5월 글로벌 기업 AXA에 인수되면서부터 나타난 현상.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원 몇 명이 외국인으로 바뀌자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회사 전체를 휩싼 것이다.
그런데 막상 스피킹보다 라이팅이 골칫거리가 됐다. 부장 이하 직원들이 외국인 임원과 직접 대화할 기회는 많지 않지만, 모든 보고서를 영문으로 작성해야 하기 때문. 이정윤 과장은 “몇 문장짜리 영어 e메일을 쓰는 데 하루 종일 걸리기도 했다”며 “정확한 문장 구사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토로했다. 안용제 사원은 “다들 호주 직원이 보낸 e메일을 ‘바이블’로 여기고 ‘Copy & Paste(복사해 붙이기)’ 한다”고 귀띔했다.
Writing in English. 직장인들 사이에서 영작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외국인들과 대면해 대화하기보다는 e메일로 연락을 주고받거나 영문 보고서나 계약서 등을 쓸 일이 더 잦기 때문이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우선 발표 내용을 글로 써서 정리한다. 홍보대행사 KPR의 최미현 과장은 “클라이언트들 중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기업이 많다”며 “영어 말하기와 듣기 비중이 각각 1이라면 읽기는 3, 쓰기가 5에 해당할 정도”라고 말했다. 베인앤컴퍼니 서지연 마케팅 팀장은 “다국적 기업에서는 간단한 의견 교환도 e메일을 통해 한다는 특성 때문에 쓰기 비중이 높다”며 “허공에서 사라지는 대화와 달리 e메일은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선호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BS 온라인 서비스 ‘EBS랑’에서 ‘기초영문법’ 강의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일 강사는 “말을 잘하고 싶다면 먼저 문법과 쓰기를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논리적 사고력이 발달한 성인들은 ‘듣고 따라 말하기’보다 ‘읽고 쓰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말 잘하는 이들 중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은 많지만, 글 잘 쓰는 사람 중 말 못 하는 사람은 없기도 하다. 한 강사는 “손으로 쓰면 라이팅(writing)이고 입으로 쓰면 스피킹(speaking)”이라며 “결국 둘은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If your New Year’s resolution is to improve your English, better start with your English writing(모두가 한 가지씩 새해 목표를 결심하는 요즘, 영어를 잘하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영작부터 시작할 때다)!
*자세한 내용은 주간동아 670호(1월20일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지난호 커버스토리]대한민국 1급 공무원 그들은 누구인가
[지난호 커버스토리]‘경기고-서울대 출신 54세男’이 표본
[지난호 커버스토리]“고위 공무원, 외압에 바람 잘 날 없다”
[Best Click]마돈나 vs 장미희 “날아라 슈퍼걸!”
[Best Click]“헌금하시는 걸 보니 살림살이 괜찮은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