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오디션 접수 예상밖 저조 울상
빌리! 대체 넌 어디 있는 거니?
2010년 8월 한국에서 초연되는 제작비 130억 원의 대형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가 주인공을 선발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제작사인 신시뮤지컬컴퍼니는 2월 6일까지 우편과 홈페이지, 손수제작물(UCC) 등을 통해 1차 오디션 접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오디션에 지원자가 1000명은 몰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현재 100여 명밖에 안 된다.
2000년 영화 ‘빌리 엘리어트’가 뮤지컬로 제작된 건 2005년 5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처음 막을 올렸다. 이 작품은 1980년대 영국의 탄광촌을 배경으로 광원 아버지와 형 토니, 할머니와 함께 사는 빌리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발레를 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한국 제작사인 신시뮤지컬컴퍼니가 제시한 오디션 지원 조건은 9∼12세 한국 소년이고 키가 150cm 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주인공의 발레 실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오디션에서는 춤 연기 노래보다 잠재력을 보겠다는 게 제작진의 생각이다. 7월 최종 오디션에 선발될 빌리 후보 5, 6명은 1년 동안 보이스 트레이닝, 탭댄스, 발레, 화술, 연기, 체력 훈련 등으로 구성된 맞춤교육을 받는다.
특히 저작권을 갖고 있는 영국 제작사 ‘워킹 타이틀’은 빌리가 될 배우의 조건으로 상업적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은 아이들 중에서 반드시 선발해야 할 것을 못 박았다.
신시뮤지컬컴퍼니는 이로 인해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 중인 아역 배우들은 제외했다. 대신 대안을 찾기 위해 장기를 선보이는 TV 프로에 출연한 어린이들을 물색하고 있으나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연락처조차 얻기 어려운 실정이다.
제작진은 또 남자 어린이가 발레를 하는 것에 부모들의 거부감이 심해 지원율이 저조하다고 말하고 있다. 신시뮤지컬컴퍼니 최승희 홍보팀장은 “오랜 시간 발레 연습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사실도 부담스럽지만 남자아이에게 발레를 시키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지원을 꺼리는 부모도 많다”고 말했다. 극 중에서도 아버지는 아들 빌리를 춤꾼으로 만들 수 없다며 극구 만류하는데, 그것이 현실이 된 셈이다.
염희진 기자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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