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청년의 트랙터 전국일주 도전기

  • 입력 2009년 1월 19일 02시 58분


‘다큐 인’ 19, 20일 방송

지난해 12월 11일 낮 12시경, 미술 갤러리와 명품 의류점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사거리에 여러 자선단체의 스티커와 태극기 등으로 장식된 트랙터 한 대가 나타났다. 승용차들과 함께 신호를 기다리던 트랙터의 운전자는 강기태(25) 씨.

강 씨는 최고 시속 20km인 농기계 트랙터로 전국 일주를 하기 위해 지난해 9월 18일 고향인 경남 하동군 읍내리를 출발해 진주 마산 부산 울산 포항 안동 문경 단양 태백 동해 울릉도 고성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그는 18일 현재 경기 안산시를 지나고 있다. 그의 여정은 출발지(읍내리)로 돌아가는 3월 18일 마무리된다. 총 주행거리는 3500km.

EBS는 19, 20일 오후 10시 40분 ‘다큐 인(人)’에서 강 씨의 여행을 소개한다.

2006년 한국교원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강 씨는 학군장교(ROTC)로 지난해 6월 군 복무를 마친 뒤 농기계 제조회사를 설득해 트랙터와 유류비를 협찬받았다. 여행 중 숙식은 주로 양로원과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해결했지만 텐트에서 잠을 자거나 꽁꽁 언 호수의 얼음을 녹여 라면을 끓여 먹기도 했다. 부모가 농사를 짓고 있다는 그는 “여행 중 벼 추수, 딸기 농사, 한우 농가 일 등을 도왔는데 ‘비료값, 인건비, 유가가 올라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여행 도중 한비야 씨와 ‘밥퍼’ 최일도 목사를 만났고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서 서울대 학생들에게 강연도 하고 제가 복무했던 강원 양구군의 백두산부대에서 전우들을 만났고 울릉도에서는 저를 예쁘게 보신 한 분과 부자(父子)의 연도 맺었습니다. 몸은 힘들지만 남은 여행도 기대됩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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