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과 팔이 가늘어서 약하게 보시는 것 같은데, 저 달리기도 잘해요.” “저는 물고기가 많은 사람보다 잡는 방법을 아는 남자가 좋아요.”
14일 오후 경기 양평군 양동면의 한 펜션. 케이블 채널 MBC에브리원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퍼펙트 브라이드’(화∼금 오후 9시)의 녹화가 한창이다. 점심을 먹던 8명의 예비 신부는 예비 시어머니들의 눈에 들기 위해 ‘자기 홍보’에 나섰다. 예비 신부들은 식사가 끝나자 빈 그릇을 치우더니 얼른 “차 타 드릴까요?”라며 부엌으로 달려간다.
‘퍼펙트 브라이드’는 10명의 예비 신부와 5명의 예비 신랑, 그리고 예비 신랑의 어머니 5명이 70일간 함께 생활하며 서로를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최종 승자(예비 신랑 신부)가 실제로 결혼을 하면 1억 원 상당의 혼수를, 안 하면 각각 3000만 원을 준다.
예비 시어머니들도 며느리 후보들을 탐색한다. “과거에 3번 이상 연애해 본 예비 신부는 버튼 누르라고 했었잖아, 누가 눌렀니?” “몰라요∼. 저는 아녜요.”
“남자 방 카메라 큰 화면으로 선택해 주세요.”
펜션 안의 임시 방송실(컨트롤 룸)에 있던 서주완 PD가 예비 신랑 5명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 화면을 확대하라고 한다. 8m² 정도 되는 컨트롤 룸에는 모니터 3대와 오디오 장비 등이 빼곡하다. 20대의 6mm 카메라와 5대의 ENG 카메라로 잡아낸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이 24시간 녹화된다.
“옛 여자친구하고 그 식당 갔다가 20만 원어치 먹었어.” “그 식당 옆에 클럽 ○○가 요새 난리도 아냐. 나이트클럽이 거기밖에 없는 것 같아.”
예비 신랑의 목걸이에 달린 소형 마이크를 통해 대화가 흘러나온다. 이날은 합숙 12일째. 제작진은 “처음에는 출연자들이 말을 조심하는 것 같았지만 이제는 제작진이 듣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거리낌 없이 속내를 말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대본에는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프로그램답게 ‘이상형 그리기’ ‘전시회장 꾸미기’ ‘자유시간’ 등 일정만 적혀 있을 뿐 출연자의 대사는 없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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