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테이블 위서 펼치는 동화극 ‘마당을 나온…’ 3월 1일까지

  • 입력 2009년 1월 29일 02시 58분


양계장에서 무정란만 낳던 암탉 ‘잎싹’은 진짜 알을 부화시켜 병아리를 키우는 꿈을 이루기 위해 버려진 오리 알을 품는다. 그렇게 태어난 청둥오리 ‘초록머리’는 야생의 부름에 응해 무리에 합류하려고 하지만 차마 어미를 못 떠난다. 잎싹은 그 꿈을 이뤄주기 위해 마지막 모성애를 발휘한다. 황선미 원작의 창작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은 생태주의와 아름다운 모성의 결합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그동안 물체극, 뮤지컬, 창극으로 제작됐던 이 작품이 이번 공연에서는 ‘테이블연극’이란 소박한 형식으로 공연된다. 4명의 배우가 접이식 테이블을 무대 삼아 종이를 오리고 접어서 만든 닭과 오리 등을 손에 쥐고 배역을 바꿔가며 연기를 펼친다. 책상이 마당이나 들판이 되고 필통이 암탉으로 변하고 책이 오리로 변한다. 피리 아코디언 탬버린 등 아이들에게 친숙한 악기가 아름다운 음악과 효과음을 만들어낸다.

마치 집 안 거실에서 가족연극을 펼치듯 테이블 앞뒤를 오가며 숨바꼭질을 하는 배우들의 이마엔 어느새 땀방울이 송송 맺힌다. 높고 큰 무대가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낮고 작은 무대를 구현하려는 발상이 돋보인다. 연극이 신기한 구경거리만 아니라 흥미로운 놀이거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송인현 연출. 3월 1일까지 서울 중구 충정로 문화일보홀. 1만5000∼2만 원. 1588-7890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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