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형조참판을 지냈고 선조를 의주까지 호위한 정곤수(1538∼1602)를 그린 것으로 알려진 초상화를 X선으로 분석한 결과, 초상화의 주인공이 입은 조선 관복 아래에 청나라 옷을 입고 있는 또 다른 초상화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선시대 초상화 Ⅱ’를 발간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이혜경 학예연구사는 이 초상화는 정곤수가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을 때 그린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그 밑에서 1616년에 건국된 청나라 복식이 드러남에 따라 정곤수의 초상화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책은 또 조선 후기 문신인 서매수(1731∼1818)의 초상화를 분석한 결과 눈동자를 금으로 배채(背彩·그림 뒤에서 칠해 앞으로 은은하게 드러나게 하는 기법)해 주인공의 빛나는 눈빛을 재현한 기법도 확인됐다고 전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