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은 15m 앞. 최후의 몇 걸음은 비틀거리며 올랐다.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오른 순간. 머리 위 하늘은 지구 대기 위로 올라갔을 때만 비로소 볼 수 있는 짙고 어두운 푸른빛이었다. 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짐 휘태커가 그 순간 느낀 감정은 광활함이나 숭고함이 아니었다. 오직 “인간은 덧없는 존재다”라는 생각만 들었다. 산을 ‘정복했다’는 표현이 얼마나 오만한 것인지 일깨워 주는 에베레스트. 이 책은 히말라야를 직접 오른 전설적인 산악인부터 히말라야에서 나고 자란 셰르파, 네팔에서 의료 활동을 벌이는 의사 등 히말라야 사람 33명의 글을 엮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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