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은 3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09 빅뱅 콘서트 빅 쇼’에서 그동안 쌓아온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국내 최고 그룹다운 면모를 증명해 보였다.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던 곳에서 다시 공연을 연 이들은 스타일, 연출, 라이브 3박자가 어우러진 공연으로 공연장을 찾은 팬 1만 3000여 명을 열광케 했다.
빅뱅은 데뷔 초부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아직 평균 연령 20세. 데뷔 3년차인 신인이다.
하지만 이번 무대에서 빅뱅의 저력은 남달랐다. 이날 콘서트를 통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끼를 마음껏 발산하며 무한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무엇보다 데뷔 3년 밖에 안 되는 아이들(idol) 스타로서는 쉽게 가질 수 없는 무대 장악력이 돋보였다.
가요 관계자들이 말하는 ‘어떤 연출보다 중요하다’는 다수의 히트곡도 빅뱅 콘서트의 강점으로 작용했다. 또한 지난해 가진 전국 투어 콘서트를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2시간 30분 동안 관객을 사로잡는 나이답지 않은 노련함도 돋보였다.
빅뱅의 잠재력은 멤버 각자의 솔로 무대에서 더욱 빛났다. 지드래곤, 탑, 대성, 태양, 승리 등 멤버들은 개별 활동을 통해 각자 캐릭터를 구축해놓은 상태. 이날 선보인 솔로무대는 멤버 각자가 가진 매력이 십분 발휘됐다.
승리는 최근 솔로활동을 펼치고 있는 ‘스트롱 베이비’로 섹시한 무대를, 태양은 피아노를 치며 ‘나만 바라봐’를 열창했다. 특히 승리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뮤직비디오 비공개 분을 공개, 모델과의 딥키스신 장면을 무삭제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탑은 ‘아무렇지 않은 척’을 부르며 카리스마를 발산했으며, 대성은 ‘날 봐 귀순’ 이후 두 번째로 발표한 트로트 ‘대박이야’로 코믹한 무대를 완성했다. 지드래곤은 DJ로 깜짝 변신,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관객들을 위한 연출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무대는 관객들과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원형으로 제작됐다. 빅뱅은 특별제작된 무대를 종횡무진 오가며 열광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또한 개별 이동 리프트를 타고 2, 3층의 관객들과 가까이 다가가는가 하면, ‘레이디’ 무대 때는 여성 관객 중 한 명을 무대로 끌어올리며 프러포즈를 하는 등 이벤트를 마련해 재미를 더했다.
다만 전문 공연장이 아닌 만큼 음향이 다소 떠있는 느낌이었으며, 멤버들의 노랫말이 잘 들리지 않아 아쉬움을 자아냈다.
공연을 마친 뒤 빅뱅 태양은 “빅뱅이 처음 공연한 공연장에서 다시 모이니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으며 탑은 “활동해온 25개월 동안 고민도 많이 했지만 우리가 처음으로 가진 콘서트장에서 팬들과 이렇게 다시 만나서 호흡하고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감회를 말했다. 승리는 “팬들 덕분에 무대에 서고 노래한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첫 날 공연을 마친 빅뱅은 31일과 2월 1일 같은 장소에서 두 차례 공연을 더 갖는다.
스포츠동아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화보]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 ‘2009 빅뱅 콘서트 빅 쇼’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