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빈, 상류층 여인들의 꿈은?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초상화를 갖는 것이었다. 외형뿐 아니라 미묘한 여성심리까지 포착한다는 점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부유한 유대계 기업가들은 앞 다퉈 아내와 딸의 초상화를 의뢰했다. 2006년 세계 회화사상 가장 비싸게 팔린 ‘아델레 블로흐 바워의 초상’도 그렇게 주문해 완성된 작품이다.
여성의 반신을 그린 이 초상화는 구성이 단순해진 후기작에 속한다. 화가로 알려진 요하나 슈타우데의 초상화에선 관능적 긴장감보다 당당하고 독립적 이미지가 돋보인다. 머리 모양과 옷의 큼직한 문양은 지금 눈으로 봐도 현대적이다. 의상과 배경의 색채대비도 환상적이며, 목도리는 관객의 시선을 얼굴로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입을 미완성으로 남긴 그림에 대한 일화가 있다. 슈타우데가 수시로 작업실에 들러 봐도 작품은 늘 제자리걸음. 참다못해 왜 초상화를 끝내지 않느냐고 따졌는데 대답이 걸작이다. “왜냐고? 작품을 완성한 후에는 당신이 내 아틀리에를 다시 찾지 않을 테니까….” 한평생 여자를 유혹하고 여자에게 사로잡혔던 클림트. 그는 ‘작업의 선수’였다. 문의 02-334-4254, www.klimtkorea.co.kr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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