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생후 8주 길고양이의 ‘희망 바이러스’

  • 입력 2009년 2월 7일 03시 01분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듀이/비키 마이런, 브렛 위터 지음·배유정 옮김/336쪽·1만1000원·갤리온

1988년 1월 18일. 미국 아이오와 주의 전형적인 추운 아침이었다. 스펜서 공공도서관에서 일하는 비키 마이런은 책 반납함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생후 8주된 길고양이를 발견한다. 비키는 고양이를 듀이라고 이름 짓고 도서관에서 키우기로 마음먹는다.

이 책은 18년간 스펜서 공공도서관의 명물이었던 고양이 듀이에 관한 이야기다. 제 손으로 듀이를 거둔 저자 비키 마이런의 인생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알코올 의존증자 남편과의 이혼, 자궁 적출 수술로 힘겨워하던 중 듀이를 만나 상처를 치유받았다. 그는 듀이로부터 깨달은 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인생은 결국 사랑에 관한 것이다. 그 사랑이 어디서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듀이에게 위로받은 건 비키만이 아니었다. 차분한 고양이 듀이는 도서관을 찾은 노인들의 무릎 위로 올라가 친구가 됐고 무기력하던 장애우 소녀에게 희망을 줬다. 인구 1만여 명의 도시 스펜서에서 이 도서관의 방문객은 듀이가 온 후 연간 6만 명에서 10만 명으로 늘어났다.

2006년 11월 위종양으로 안락사한 듀이는 장난감 마티 마우스와 함께 화장된다. 듀이의 부고 기사는 워싱턴포스트를 포함한 250여 개 신문에 실렸으며 ‘듀이 신드롬’을 낳기도 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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