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로 1년동안 집에만…어머니 격려로 노래 포기 안해”

  • 입력 2009년 2월 12일 02시 55분


■ ‘제2의 폴 포츠’ 13세 앤드루 존스턴 e메일 인터뷰

“친구들의 괴롭힘이 두려워 1년 동안 집에만 있기도 했죠. 그때 날 지탱해준 건 음악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꿈이 이뤄졌어요.”

영국의 13세 클래식 가수 앤드루 존스턴. 그는 폴 포츠와 코니 탤벗에 이어 영국 ITV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나온 뒤 스타가 됐다. 지난해 9월 데뷔 음반 ‘원 보이스’는 영국, 아일랜드 등에서만 30여만 장이 팔렸지만, 10일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전해온 그의 대답은 착하고 어른스러웠다.

그는 데뷔 때부터 주변에서 무시당하던 휴대전화 판매원에서 오페라 가수로 성공한 포츠와 비교됐다. 존스턴은 어머니 홀로 살림을 꾸리는 집안의 가난과 타고난 미성 때문에 ‘계집애’ ‘게이’라는 놀림과 따돌림을 겪었다. 존스턴은 “다 포기하려 한 적도 있었지만 어머니의 사랑과 격려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어머닌 누구보다 절 잘 아시는 분이죠. 이런 문제일수록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스스로를 믿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한때 그만둔 성가대를 다시 나간 것도, 방송에 출연한 것도 어머니 덕분입니다. 노래를 부르는 일이 제게 얼마나 중요한지 아셨던 거죠. 가장 하고 싶고, 할 수 있다고 믿은 일(노래)을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행복이 찾아왔습니다.”

한국에서도 존스턴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1월 15일 발매해 한 달도 되지 않아 1500여 장이 팔렸다. 모두 10곡이 실린 음반에는 TV 쇼에서 불렀던 ‘피에 예수’(Pie Jesu·자애로운 예수)를 비롯해 에릭 클랩턴의 ‘티어스 인 헤븐’, 존 레넌의 ‘이매진’ 등이 담겼다.

존스턴은 “노래가 내게 용기와 위안, 평화를 준 것처럼 이 음반을 듣고 사람들이 같은 기분을 느낄 만한 곡으로 불렀다”며 “음반가게에서 내 얼굴을 보는 것만도 행복한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에도 ‘왕따’를 당하는 친구가 있다면, 끊임없이 도전하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주변 사람들의 무심한 말을 귀담아듣지 마세요. 자기가 뭘 잘할 수 있는지는 자신이 가장 잘 압니다. 포기하면 그들이 이기는 겁니다. 꿈을 향해 나아가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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