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건축경관 가이드라인’ 제시
단독주택 신축때 대문-담장 등 없애
4∼5년 뒤 김포한강신도시, 시네폴리스 등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경기 김포시의 인구는 현재의 21만여 명보다 2배 이상 많은 5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도시화가 급격히 이뤄지는 김포시에서 최근 ‘아름다운 김포 만들기’를 위한 작은 실험들이 진행되고 있다.
청소를 전담하는 ‘클린 기동대’가 가동되고 ‘한 마을 1개 화단 가꾸기 사업’ ‘거리 벽화 그리기 운동’ 등 도시 환경을 쾌적하게 가꾸는 사업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 중 ‘아름다운 주택 모델 공모 사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포시 대곶면 약암리 약산 자락의 2000여 ㎡에 지어진 윤모 씨의 2층 집은 이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2층 단독주택인 이 집 앞마당은 넓은 잔디밭과 향나무 등의 조경수로 꾸며진 도시풍이다. 그러나 뒷마당에는 비닐하우스를 갖춘 텃밭이 있어 배추 고추 상추 등의 싱싱한 먹을거리를 매일 조달하고 있다.
건물은 연한 황토색 벽돌로 싸인 외관에다 대형 통유리창의 거실, 널찍한 테라스, 여러 각도의 경사지붕을 갖춘 ‘스틸 하우스’다.
이 집 주인은 “농가형 현대주택을 원했기 때문에 방, 거실, 주방 등의 평면 구상안을 먼저 작성했다”며 “모 시공사에 이를 넘겨줘 건축 설계도를 확정짓도록 했고, 통상의 건축비로 집을 지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김포시는 이 같은 집이 많이 나오도록 지난해 ‘건축경관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강제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시내 40여 개 건축설계사무소를 중심으로 가이드라인 준수를 유도하는 홍보활동을 벌였다.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건축물에 대문과 담장을 가급적 설치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부득이 담장을 만들려면 높이 1.2m 이하로 생울타리, 목재 등 친환경 소재를 쓰도록 했다.
30층 이상의 고층 건축물 중간층엔 주민 휴식 및 피난을 위한 ‘스카이 파크’를 꾸미도록 했고 지열과 태양, 중수도 등 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김포공항과 가까운 고촌면, 풍무동, 사우동, 북변동에 들어서는 공동주택의 경우 항공기 소음을 줄일 수 있도록 거실 바깥쪽에 이중창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벤젠, 톨루엔 등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지난해 인허가가 난 단독주택 322건 중 60%인 193건이 독창성과 창의성을 띤 ‘아름다운 주택’으로 분류됐다. 이들 주택을 사진으로 담은 자료집이 발간되자 바로 동이 날 정도로 인기다.
김포시 전종인 주택과장은 “농촌형 단순 주거공간이 아닌 문화공간을 겸비한 친환경 전원주택이 보급될 수 있는 다양한 시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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