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함은 퀄리티 대비 싸다는 얘기다. 스포츠동아는 국내 와인문화 보급에 기여한 와인수입사들과 함께 ‘밸류 와인을 찾아서’캠페인을 진행한다.
가격은 5만원을 기준으로 두 범주로 제안한다. 예산과 목적에 맞게 선정된 와인을 마시다 보면 어느새 와인 애호가가 돼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 모른다.
○카이켄 울트라 카베르네 소비뇽(Kaiken Ultra Cabernet Sauvignon)
딱, 이 가격대의 소비자를 위한 와인으로 만들어진 느낌이다. 미디엄 바디에 과일향이 풍부하게 올라오고, 탄닌과 산도 또한 적당하게 자리 잡고 있다.
친구, 연인, 지인들과 편하게 와인을 즐기고 싶은 경우라면 가격적으로도 부담 없고, 후회를 주지 않는 선택이 될 듯 하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피어나는 향은 너무 너무 근사하다. 프랑스의 고가 와인에서 주는 느낌을 살짝이나마 경험할 수 있다.
산도 또한 날카롭지 않고 시원하게 퍼져 좋다. ‘와인21닷컴’의 최성순 사장은 “첫 향기가 좋다. 부드럽고 과일의 농익은 향기다. 알코올이 강하고 열정적인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알코올이 강한 와인은 좋아하지 않지만 맛있다”고 평가했다.
이 와인은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칠레 와인 ‘몬테스 알파’의 생산자 아우렐리오 몬테스가 만든 와인이다. 강한 캐릭터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베이스로 아르헨티나의 대표 품종인 말벡을 블렌딩 해 새로운 느낌을 주려했다는 게 생산자의 설명이다.
카이켄은 칠레 원주민어로 안데스 산맥의 양쪽을 오가며 사는 오리를 뜻한다. 칠레(기술)와 아르헨티나(땅)의 합작을 뜻한다. 2005 빈티지는 와인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89점을 받았다.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Peppoli Chianti Classico)
63시티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의 김현수 소믈리에는 “지금 먹기에는 좀 덜 영글었지만 산도가 기분 좋게 튄다. 상당히 힘이 있고, 산도와 탄닌의 밸런스도 좋다. 피니시는 산도가 이끌어간다. 베리 향도 많이난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 와인은 산미가 특징이다. 이 때문에 산미가 강하게 나는 와인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탈리아 와인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와인이 강한 산미로 입을 자극한다는 생각은 이탈리아 와인을 많이 마시지 않고 만들어진 선입견에 불과하다. 분명 산미를 메인 캐릭터로 갖고 있지만 이게 탄닌과 알코올과 밸런스를 이룰 때 절묘하고 근사한 맛을 선사한다.
키안티 클라시코는 대체적으로 산미가 강한 편인데, 페폴리는 다르다.
매끈한 탄닌과 미디엄 바디의 액체는 기분 좋게 목젖을 때리는 산미로 답한다. 무엇보다 프랑스 와인처럼 열리기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오픈해서 바로 마셔도 맛있다.
이탈리아 와인 명가 ‘안티노리’사가 키안티 클라시코 와인 600주년을 기념해 매입한 페폴리 포도원에서 생산한다. 안티노리는 1385년 피렌체 와인 길드에 가입한 이래 26대에 걸쳐 600년 넘게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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