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해갔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14일 오후 서울 덕수궁 돌담길 정동교회 앞에서 작곡가 고 이영훈 씨(사진)의 노래 ‘광화문연가’가 울려 퍼졌다.
이날 행사에는 이 씨의 유족과 오세훈 서울시장, 노래비 추진위원장인 탤런트 박상원 씨, 가수 이문세 씨, 대한가수협회 송대관 회장, 정훈희 부회장, 배우 안성기 씨와 시민 400여 명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축사에서 “‘광화문연가’의 가사처럼 많은 시민이 이 공간을 찾아 그의 음악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래비는 아날로그 마이크 형태로 제작했으며 마이크 아랫부분에 이 씨의 웃는 얼굴을 담았고 고인의 대표곡과 지난해 헌정 공연 때 지인들이 쓴 추모사 일부를 새겨 넣었다.
유족들은 이 씨의 1주기 기념으로 출간된 아트북 ‘광화문연가’를 헌정했다.
이날 기념 공연에서는 정훈희 씨가 ‘사랑이 지나가면’을, 이문세 씨가 ‘옛사랑’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불렀고 시민들과 함께 ‘광화문연가’를 합창했다.
이문세 씨는 공연 직후 기자회견에서 “타계 1년 만에 노래비가 세워진 것은 훈장과 같다”며 “이번을 계기로 대중문화계에 기여한 분들을 위한 공간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원 씨는 “내년엔 하이 서울페스티벌과 연계해 이영훈 음악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