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하이라이트]과격해진 ‘아기공룡 둘리’ 인기몰이

  • 입력 2009년 2월 16일 02시 59분


SBS판 시청률 쑥…‘악동 둘리’ 원작 느낌 살려

‘아기공룡 둘리’가 과격해졌다.

2009년 1월 8일 SBS가 처음 방영한 ‘아기공룡 둘리’(목요일 오후 4시)에서 둘리는 “아저씨는 만날 화만 내니까 복을 못 받죠”라고 툴툴대거나 타조털인지 개털인지 확인해 보려고 길동의 오리털 파카를 찢어버리는 악동이다.

특히 도우너의 말투는 과격하다. 음반에서 나온 악마에게 “믹서에 갈아버리면 (어떻게 되냐?)”고 묻거나 “악랄한 놈”이라고 길동을 욕하기도 한다. 길동은 둘리 일행에게 개밥을 먹게 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예전의 순수했던 둘리를 다시 보고 싶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둘리를 낳은 김수정 화백은 SBS판을 제작하며 1983년부터 만화잡지 ‘보물섬’에 연재된 원작만화의 에피소드와 느낌을 살렸다. 실상 둘리는 원래 악동이었던 것이다. 1987년 방영된 KBS판은 원작과 다른 에피소드로 제작한 것이다. 김 화백은 “당시 둘리가 너무 순종적으로 그려져 아쉬웠다”고 했다. 그때 둘리는 잃어버린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품은 외로운 아기공룡이었다.

KBS판에 비해 2009년 SBS판은 더 현실에 가깝다. 도우너는 “민방위 훈련에 빠졌다고 동장님한테 혼나지. 회사라고 부장이라는 사람이 매일같이 눈총 주지, 차장이라는 사람은 야근시키지, 전무라는 사람은 커피 심부름 담배 심부름 시키지. 사표 내던질 능력은 안 되지. 불쌍한 길동이”라고 말한다. KBS판에서 마냥 착한 오빠였던 철수는 말을 거는 둘리에게 차갑게 “저리 가”라고 한 뒤 대문을 닫고 들어가 “공부 안 하고도 공부 잘할 수 있는 약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고민한다.

이 만화는 5일 4.2%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했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직장인도 볼 수 있는 시간대로 편성을 변경해 달라는 요청이 많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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