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의 ‘황금빛 유혹’ 특별전]은물고기

  • 입력 2009년 2월 18일 02시 58분


“물의 요정이여, 무엇을 고민하는가”

은물고기(1901∼2년·유화·82×52cm)

신비한 물속을 떠다니는 물의 요정. 물결 따라 흔들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얼굴이 어둡고 고혹적이다.

현실에 대한 은유를 담은 알레고리화 ‘은물고기’. 의뢰를 받아 그린 벽화나 초상화와 달리 클림트의 개인적 관심을 반영한 작품이다. 화려함과 관능적 퇴폐미를 농축한 ‘금물고기’와는 대조적으로 죽음에 대한 고뇌가 깔려 있다.

어머니처럼 정신질환을 앓다 죽는 게 아닐까 하는 강박에 시달린 화가. 사랑의 본능인 에로스에 집착한 것만큼, 삶을 조금씩 밀어내는 죽음의 그림자를 깊이 파고든다. 생성과 소멸의 영원한 순환이 평생 화두였던 것. 그 결실인 ‘죽음과 삶’ ‘여성의 세 시기’ 등을 보면 흘러가는 인생의 모든 단계가 한 길에서 만난다. 마침내 그는 삶과 죽음이 하나임을 깨달은 것일까.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죽음이 삶을 껴안은 채/한 죽음을 무덤으로 받는 것을./끝까지 참은 뒤/죽음은 이 세상의 인기척을 듣고/저만큼 가서 뒤를 돌아다본다./…/모든 것은 낮아서/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지 않는다./문의의 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고은의 ‘문의 마을에 가서’)

02-334-4254, www.klimtkorea.co.kr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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