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는 국내 와인 문화 보급에 기여한 와인수입사들과 함께 ‘밸류 와인을 찾아서’캠페인을 진행한다. 가격은 수입사 책정 가격으로 5만원을 기준으로 두 범주로 제안한다.
할인 마트 등 판매처에 따라 가격은 10∼20% 가량 싸게 살 수도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예산과 목적에 맞게 선정된 와인을 마시다 보면 어느새 와인 애호가가 돼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 모른다.
○빌라 안티노리 비앙코
(Villa Antinori Bianco, 2007)
레스토랑 ‘워킹온더클라우드’의 김현수 소믈리에는 첫 한모금을 마신 뒤 “맛있다”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잘 익은 열대 과일향이 난다. 망고향과 자몽의 신선한 느낌이 있고, 혀 안에서 느낌이 좋다. 아주 경쾌하다. 우리 바에서 하우스 와인으로 써도 될 것 같다. 이 가격이면 정말 해피하다”고 그는 말했다.
‘빌라 안티노리 비앙코’는 이런 와인이다. 경쾌하고 산뜻한 느낌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모습을 갖췄다. 성인이 되기 직전 소녀의 상큼한 미소 같은 느낌, ‘Gee'를 부르는 소녀시대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대표적인 화이트 와인이라는 평가답게 과일 향과 기분 좋은 산미가 와인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어필할 듯 하다. 1931년 처음 생산된 이후 79년째 전 세계 사람들에게 행복한 미각을 전달하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안티노리는 토스카나를 상징하는 와인 명가로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다수 갖추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티냐넬로’를 비롯해 ‘솔라이아’, ‘구아도 알 타소’ 등은 마시는 날이 행복한 날이다. 안티노리는 또한 와인명가 협회(PFV)의 회원사이다.
○디안느 드 벨그라브
(Diane de Belgrave, 2006)
‘디안느 드 벨그라브’는 보르도 그랑크뤼 5등급 ‘샤토 벨그라브’의 세컨드 와인이다. 와인을 좀 마셔 본 사람들은 라벨만 보고 세컨드 와인임을 쉽게 추측할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과연 그 맛은 어떨까. 체리향이 기분 좋게 코를 간질이고, 목을 타고 넘어가는 미디엄 바디의 액체는 산미의 시원한 퍼짐을 선사한다. 탄닌 또한 차분하게 혀에 달라붙는다. 입안에서 굴리자 탄탄한 무게감까지 느껴진다.
샤토 벨그라브는 원래 프랑스 보르도에서 사냥터로 유명했다. 1740년 루이 14세의 사냥터로 만들어져 프랑스 왕가의 여름 사냥터로 인기를 모은 곳.
그런데 이 곳의 포도원 또한 뛰어나 1855년 그랑크뤼 5등급에 지정됐다. 1979년 유명 네고시앙 ‘두르뜨’가 운영을 맡은 후 1987년 세컨드 와인 ‘디안느 드 벨그라브’를 처음으로 만들었는데 퍼스트 와인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와인전문가 안준범 씨는 “적당한 산도와 휘감는 맛이 좋고, 피니시도 잘 떨어진다. 밸런스도 뛰어나다. 산도, 탄닌, 알코올이 잘 조화된 잘 만들어진 와인이다. 맛있다”고 평가했다.
참고로 ‘디안느’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달의 여신이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정회원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