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너 왜 초코파이를 헤드폰에 끼고 있어?”
소리 나는 부분이 갈색 스펀지로 돼 있어 겉에서 보면 마치 초코파이를 낀 것처럼 보였던 것이죠. ‘헤드폰=검은색’ 공식만 기억하는 부모님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죠.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헤드폰은 단연 ‘크레신’. 일명 ‘박태환 헤드폰’(사진)이었습니다. 수영 경기 전 마음을 차분하게 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다는 박태환. 그가 사용한다는 크레신 ‘피아톤’ 헤드폰 시리즈는 지난해 10, 20대들에겐 아이콘처럼 떠올랐죠. 음질, 기능보다 이들에겐 ‘박태환 헤드폰’이 더 중요한 ‘팩트’인 셈이죠.
음악만 듣기 위한 헤드폰, 이어폰의 시대는 이제 지났습니다. 젊은이들은 이어폰, 헤드폰을 하나의 액세서리이자 패션 소품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애플’의 ‘아이팟’ 박스에 들어있던 흰색 번들 이어폰이 나왔을 때부터라고 합니다. MP3플레이어보다 흰색 이어폰이 더 도드라졌으니 말입니다. 이후 형형색색의 이어폰을 소품처럼 걸치는 아이돌 가수들이 있는가 하면 목도리 두르듯 형광색 헤드폰을 목에 걸고 활보하는 패션모델들도 즐비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튀는 이어폰으로 승부를 거는 업체들도 많습니다. 덴마크 음향기기 브랜드 뱅앤올룹슨은 최근 빨강, 노랑, 초록 등 컬러풀한 이어폰을 내놨어요. 네덜란드 전자업체 필립스는 2년 전부터 크리스털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와 함께 아예 크리스털 이어폰을 만들었습니다.
김범석 산업부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