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3D 영상과 음악… 놀라운 여행 될 겁니다”

  • 입력 2009년 2월 20일 02시 56분


내달 13일부터 내한공연 ‘팝페라 원조’ 세라 브라이트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 ‘타임 투 세이 굿바이’를 부른 가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전처(前妻), 팝페라의 원조….

세라 브라이트먼(49)과 나란히 놓이곤 하는 말들이다.

클래식과 뮤지컬, 팝과 록 등 다채로운 장르를 섭렵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이 ‘크로스오버계의 디바’가 5년 만에 한국을 찾아온다.

3월 13∼20일 ‘심포니 투어’로 내한하는 브라이트먼을 18일 전화로 만났다. 새 거처를 마련했다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내 기억 속 한국은 언제나 좋은 시간을 보낸 곳”이라는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목소리 비결은 일에 대한 열정”

그는 ‘열정(passion)’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그는 “자기 일에 푹 빠져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면서 “나 역시 지금까지 평생 공부하는 자세로 살아왔다”고 말했다.

―어떤 무대를 선보일 건가요.

“움직이는 ‘3D스크린’을 무대에 배열하려고 해요. 연출 시나리오에 따라 다채롭게 변화하기 때문에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놀라운 광경이 펼쳐질 거예요. 한국의 관객이 아름다운 음악여행을 경험했으면 합니다.”

브라이트먼의 이번 ‘심포니 투어’는 북미에서 유럽 일본 한국까지 이르는 ‘월드 투어’. 음향, 특수효과 등 100t에 달하는 무대 장비를 전세 화물기로 공수해 온다.

“관객은 레퍼토리를 이미 알고 있고 그 노래를 라이브로 듣기 위해 공연장을 찾아오지요. 내가 바라는 건 그 이상이에요.”

이번 공연의 테마는 ‘숙명(Karma)’. 앨범 ‘클래식’(2001년)에서 오페라 아리아를 불렀고, ‘플라이’(2003년)에서 팝과 록을 찬미했던 브라이트먼은 ‘심포니’(2008년)에서 헤비메탈에 뿌리를 둔 고딕메탈에 손을 내밀었다.

―크로스오버 성악가로서, 오페라 같은 전통적인 클래식 장르와 팝페라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스타일의 차이가 아닐까요. 클래식은 모든 음악의 기본이죠. 훈련 방식과 어떤 노래를 부르느냐에 달렸죠. 저는 크로스오버와 팝, 클래식을 오가지만 장르마다 목소리를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맑은 목소리를 유지하는 비법이 있나요.

“일에 대한 열정 때문인가 봐요. 열정이 있다면 몸은 그렇게 힘들지 않은 것 같아요. 행복하게 노래하는 일이 중요하죠.”

―앨범 ‘하렘’(2003년)에 실린 ‘언틸 디 엔드 오브 타임’은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지요. 곡을 만드는 일을 계속하는지요.

“영감이 떠올랐을 때 바로 써내려가는 편이에요. 심지어 다른 사람과 같이 앉아있을 때도요. 늘 바쁜 일정에 지칠 때가 많은데, 이런 창작의 시간이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지요. 창작활동에서 얻은 힘으로 한 해에 2장의 앨범을 내고 세계 투어에도 나설 수 있나 봐요.”

○ “오페라 복귀보다 영화 등 새로운 영역 도전”

―어떤 이들에게 영향을 받았나요.

“소프라노 조앤 서덜랜드는 정말 창조적이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요. 비틀스와 핑크 플로이드도 빼놓을 수 없죠. 제가 자란 1960, 70년대의 노래에 매력을 느껴요. 여러 음악 장르가 섞이는 생동감 있는 시기였지요.”

브라이트먼은 영화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호러 뮤지컬 영화 ‘레포!’에 출연했고, 이달 초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의 신작 ‘아말피 여신의 보수’의 촬영을 마쳤다.

―뮤지컬이나 오페라 무대에 다시 돌아갈 계획은 없나요.

“글쎄요. 특별히 창조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매우 멋진 일이긴 하지만…. 늘 뭔가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무척 바쁜 날들이에요. 새 영화를 포함해 세 가지 프로젝트도 계획하고 있고요. 비밀이라 더 자세히 말할 수가 없네요.(웃음)”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듀엣곡 부르는 사피나▼

깊은 목소리… 10代부터 오페라 출연

이번 세라 브라이트먼 내한공연에는 이탈리아 출신 테너 알레산드로 사피나(사진)가 동행한다.

사피나는 9세에 클래식 음악에 입문해 10대 후반부터 오페라의 주요 배역을 맡았다. 깊이 있는 목소리와 힘 있는 스타일이 특징.

그는 이탈리아 음반기획사가 오페라 하우스를 뒤져 크로스오버 가수로 발굴해낸 케이스다. 사피나 역시 테너 엔리코 카루소와 그룹 ‘U2’ ‘더 크래시’를 함께 좋아했다.

그의 데뷔음반 ‘사피나’는 산레모 가요제 출신의 유명 작곡가가 기획을 맡고 대중 음악계의 거물들이 제작에 참여해 만들었다.

한국 공연에서는 브라이트먼의 대표곡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과 ‘심포니’ 앨범에 듀엣으로 참여한 ‘사라이 퀴’(Sarai Qui·영화 ‘진주만’ 주제가 ‘데어 유윌 비’의 이탈리아어 버전) 2곡을 함께 부른다.

브라이트먼은 “듀엣은 로맨틱한 작업”이라면서 “파트너가 그 곡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