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부터 이어진 ‘2009 책 읽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시리즈 ‘민속 풍속 이야기 20선’이 20일 끝을 맺었다.
‘민속 풍속 이야기 20선’은 지난달 20일 김명자 안동대 교수(민속학)가 전국을 다니며 고유의 세시풍속을 조사해 정리한 ‘한국 세시풍속 1’(민속원)을 소개하며 시작됐다. 선정된 책들은 민속이라는 큰 테두리에서 (세시)풍습과 통과의례, 의식주, 구비문학 등을 상세하게 다뤘다.
시리즈를 마치며 저자들은 남다른 감회를 풀어놨다. ‘한국 세시풍속 1’의 저자 김명자 교수는 이번 시리즈에 대해 “생활 속에 깊숙이 녹아 있다는 이유로 오히려 잊혀가는 세시풍습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음력 3월 3일 삼짇날 꽃놀이를 가서 화전을 부쳐 먹던 풍습이 봄 소풍에 남아 있고, 9월 9일 중양절(重陽節) 단풍놀이가 가을 소풍에 담겨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람의 한평생’을 쓴 정종수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장은 우리 삶의 근간을 이루는 출산 혼례 장례에 이르는 통과의례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태어나 금줄을 달면서 시작돼 상여에 실려 저승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사람의 한평생’이 통과의례로 이뤄져 있는데 이를 고리타분한 관습 정도로 치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조선왕실의 의식주를 소재로 쓴 책 ‘조선왕실의 의례와 생활, 궁중문화’의 저자 신명호 부경대 교수(사학)는 “반만년 한국의 문화를 대표하는 왕실문화, 궁중민속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며 “궁중민속은 일제 때 식민사관에 의해 왜곡되고 민주화 과정에서 반동 개념으로 인식됐지만 민중 민속과 더불어 의미를 되새겨야 할 우리의 민속”이라고 말했다.
구비문학과 관련해 도깨비의 의미를 분석한 책을 쓴 김종대 중앙대 교수(민속학)는 “도깨비처럼 민속에 등장하는 상징들은 민중의 삶이 반영되고 그들의 의지와 기원이 투영된 표상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기 바란다”고 했다. 도깨비를 만나 금은보화를 얻고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의 의미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현재의 궁핍함을 해결해주는 메시아와 같은 존재로 도깨비를 상정했다는 뜻이라고 했다.
내달 9일부터 ‘미술 감상’
3월 9일부터는 올해 두 번째 시리즈로 미술의 역사와 미술가 이야기 등 미술 감상에 도움이 되는 책 20선을 소개합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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