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구이와 비고렐로’ 찰떡궁합

  • 입력 2009년 2월 26일 07시 41분


사시카이아, 티냐넬로, 솔라이아.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군침이 도는 ‘슈퍼 토스카나 와인’이다. 슈퍼 토스카나 와인은 토스카나의 기존 낡은 관습을 깨고, 혁신을 통해 재탄생한 와인을 일컫는 말이다. 규정에서 정한대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등급 상으로는 낮지만 훨씬 높은 퀄리티를 인정받고 있다.

슈퍼 토스카나 와인의 새 시대를 연 ‘산 펠리체’ 와인과 전통 토스카나 음식과의 환상적인 마리아주(궁합)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19일 서울 삼성동 레스토랑 ‘마르코 폴로’에서 열렸다.

산 펠리체에서 운영하는 럭셔리 리조트 호텔 ‘보르고 산 펠리체’의 수석 셰프 안토니오 팔리니가 내한해 진두지휘했다.

안심 카파치오에 곁들인 ‘키안티 클라시코’, 로즈마리향의 피 스프와 ‘일 그리지오’는 무난했지만 감흥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이어 참깨를 곁들인 튜나에 매치해 나온 ‘캄포지오바니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가 뇌를 ‘뻥’하고 열리게 만들었다. 부드러운 살결 같은 탄닌과 바람에 실려 향수처럼 퍼지는 산도는 참치의 담백함과 참깨의 고소한 풍미와 완벽한 마리아주였다.

메인 요리인 레드 와인 소스의 오리구이와 함께 나온 ‘비고렐로’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줬다. 카카오 향은 진한 커피에 떨어뜨린 우유 같은 부드러움을 주지만 메인 캐릭터는 가죽 향에 무겁고 힘 있는 탄닌의 강렬함이다.

행복한 저녁에 대한 감사 인사에 안토니오 팔리니는 “비고렐로 소스로 만든 오리 요리에 같은 비고렐로를 냈는데 풍미가 강하고 힘이 있어 잘 어울린다. 산 펠리체 와인은 토스카나 요리와 최고 궁합이다”고 미소 지었다. ‘이탈리아 와인의 풍미는 음식과 함께할 때’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원더풀 투나잇’이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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