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창경궁∼종묘 연결 차단 훼손 직후 궁궐 도면 나왔다

  • 입력 2009년 2월 27일 02시 58분


일제가 1931년 창경궁과 종묘 사이에 도로(점선 안)를 내 궁궐을 훼손한 모습을 보여주는 도면. 사진 제공 한국학중앙연구원
일제가 1931년 창경궁과 종묘 사이에 도로(점선 안)를 내 궁궐을 훼손한 모습을 보여주는 도면. 사진 제공 한국학중앙연구원
1931년 일제가 민족혼 말살정책 중 하나로 창경궁과 종묘를 끊어 만든 도로(율곡로 일부 구간)를 표시한 일제강점기 궁궐 도면이 처음 공개됐다.

이 도면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이 26일 펴낸 ‘근대건축도면집’에 포함됐다. 서울시는 최근 2011년까지 창경궁과 종묘 사이의 도로를 지하로 내리고 그 위에 녹지축을 조성해 옛 모습을 되찾는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도면집에는 도로로 훼손하기 전 창경궁, 종묘가 담으로 연결된 도면도 함께 있어 서울시의 복원에 중요한 참고 사료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근대건축도면집’은 일제 통감부와 조선총독부의 통제를 받았던 궁내부와 이왕직이 1906∼1936년 작성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운궁(덕수궁) 등 궁궐과 가옥 도면 174점을 실었다.

공개된 ‘창덕궁 평면도’(76.4×43cm·1932∼1936년 제작 추정)는 청사진 형태로, 창경궁과 종묘 사이의 담장을 허물고 일직선으로 낸 길의 모습이 뚜렷하다. 이 도면을 통해 창경궁 후원의 식물배양실을 헐어 놀이터를 만들고 부근 공터에 말 운동장을 신설한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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