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품질 등 3가지 유형 나와
고가의 해외 유명브랜드를 일컫는 명품(名品) 소비에서 자기 과시적 소비는 일부 층에 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연세대 심리학과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김지연 씨(31)는 학위 논문 ‘한국 사회의 명품 소비자 유형과 소비특성: 가치 소비로서의 명품 소비 심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박사는 명품에 관심 있는 대학생과 대학원생, 일반인 등 72명에 대한 설문조사와 실제 명품을 구입해온 20∼50대 소비자 13명에 대한 1 대 1 면접조사 결과를 토대로 명품 소비 행동을 △(원활한 사회적 관계를 위해 명품을 소비하는) 관계형 △(사회적 관계보다 개인적 즐거움을 위한) 향유형 △(제품의 효용성에 따라 사는) 효용형 등 3가지로 분류했다.
논문에 따르면 과시적 소비는 세 유형 중 관계형에만 해당됐다. 김 박사는 “이 유형의 소비자가 명품을 통해 자기를 과시하고자 하는 행위도 사치나 허영 때문이라기보다 사회적 관계를 매끄럽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유형은 인기보다 자신이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명품을 선호하는 유형. 면접조사에서 “특정 브랜드의 옷을 보면 아름다운 미술작품을 떠올린다”고 답변한 40대 여성 명품 소비자가 대표적이다. 효용형은 브랜드의 이미지보다 품질이나 디자인 같은 제품 특성을 기준으로 명품을 선택하는 유형이다.
김 박사가 실시한 60만 원대 L브랜드와 300만 원대 C브랜드, 1000만 원대 H브랜드 등 3개 브랜드의 핸드백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세 유형은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관계형은 가장 유행하는 L제품을 선호했지만 향유형은 L제품을 가장 유행과 동떨어진 제품으로 평가했고 C브랜드와 자신의 이미지가 일치한다고 했다. 효용형은 가격 대비 품질이라는 측면에서 L제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