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 the Air]어린이 1박2일 EBS ‘유아독존’

  • 입력 2009년 3월 3일 02시 58분


콧물 닦아주고 볼일 본 뒤처리하고…

제작자들 “적응 힘들어요” 진땀

“둘이 싸우면 짝꿍 안 해줄 거야∼.”

1일 오후 충남 논산시 연산면 양지서당에서는 EBS ‘유아독존’(수요일 오후 7시 50분·사진) 전통예절학교편 촬영이 이뤄졌다. 쌍둥이 예담(5), 예준이 형제가 다투자 채은이(7)가 가위바위보를 하라며 말린다. 밥 먹을 때 조기 살을 발라 동생들 밥 위에 얹어주는 것도 ‘맏언니’ 채은이의 몫이다.

‘유아독존’은 4∼7세 어린이 6명이 1박 2일간 여행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캐릭터가 뚜렷한 아이들이 여행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배우며 성장하는 모습을 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다.

예주(5)는 외동딸로 집에서 공주 옷을 입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새침한 아이. 이날 참관하러 온 예주 어머니 이현정 씨(37)는 “응석받이로 컸는데 자기만 아는 면을 떨치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당에서 채은이가 학동들에게 인사하려고 일어나자 예주도 함께 따라 일어난다. 막내 유리(4)는 “너라고 부르지 말라”고 해 예주를 당황하게 한다. 배짱이 좋은 유리는 훈장 선생님 앞에서도 기어이 잠이 들었다.

아이들만 데리고 떠나는 여행이어서 장갑과 목도리를 챙기거나 콧물을 닦아주는 등의 일은 제작진 몫. 정원희 작가(25)는 “스태프들이 물티슈를 갖고 다니지만 화장실에서 볼일 본 아이의 뒤를 닦아주는 것은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해 ‘패밀리가 떴다’ ‘1박 2일’이 인기를 끌자 어린이까지 내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연출 한성순 PD는 “유아의 심리와 행동에 대한 전문가의 해설과 조언을 부모들에게 자막으로 알리는 등 교육적인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방영은 11일.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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