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일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개최한 3·1절 기념식에서 ‘3·1정신이 대한민국 건국과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는 주제의 기념영상물을 내보냈으나 정작 건국과 경제 성장의 주역은 소홀히 다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방영된 ‘겨레의 얼 대한민국의 힘’이란 영상물은 3·1운동의 정신으로 조국을 되찾아 1948년 자주독립국가인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며 유관순 이봉창 윤봉길 안중근 의사의 얼굴과 김구 선생의 얼굴을 내보낸 반면 대한민국 건국을 주도한 이승만 전 대통령(사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영상물은 3·1정신을 이어받아 한강의 기적 등 성공의 역사를 이끌었으며 현 경제위기도 3·1운동 때 민족이 보여준 단합된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내보냈다. 이에 대해서도 경제 성장을 이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나와야 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 참석자는 “전반적으로 건국과 성장을 주제로 대한민국의 성취를 예찬하는 내용이었는데,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영상물을 제작한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전체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됐다고 보지만 건국과 관련된 인물 이미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인물의 균형을 맞추는 데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기념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삼부요인, 애국지사, 주한외교단 등이 참석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