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고(自鳴鼓)가 북이 아니라 사람이었다면?’
SBS는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설화 속에서 스스로 울어 낙랑국에 적의 침입을 알렸다는 자명고가 북이 아니라 낙랑공주의 배다른 여동생이었다는 가정 아래 새 월화 드라마 ‘왕녀 자명고’를 방영한다. 50부작으로 10일 오후 9시 55분 1, 2회를 연속 방영한다.
극중 자명공주(정려원)는 낙랑국 왕 최리의 딸로 나라를 구한다는 신탁을 받고 태어나지만 낙랑공주(박민영)에게 ‘구국의 공주’ 지위를 빼앗긴다. 낙랑국의 신물(神物) 자명고를 지키는 무사인 자명공주는 고구려 대무신왕의 아들 호동(정경호)을 둘러싸고 낙랑공주와 삼각관계에 빠진다. 고구려와의 전쟁으로 사랑과 조국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운명에 처하자 사랑을 포기하고 대의를 선택한다.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정려원은 “자명공주는 겉으로는 나약해 보여도 큰 뜻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결단력을 가진 캐릭터”라며 “저는 ‘자명’이 스스로 자(自)에 목숨 명(命)자로, 운명은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뜻이라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극본을 쓴 정성희 작가는 “최근 고구려를 조명하는 사극이 잇따라 나왔는데 과연 고구려만 선이고 고구려에 패망한 작은 국가들은 악이었을까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명우 PD는 “은유와 상징을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 이면의 이야기를 상상력으로 엮어 역사 속에서 사라진 한 여성 영웅의 서사를 그리겠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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