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화 전성시대… 화장품 가전제품 등 CF에 억대 의상 협찬까지

  • 입력 2009년 3월 4일 07시 12분


‘못말리는 그녀의 인기, 화장품 가전제품 CF에 억대 의상 협찬 줄이어.’

안방극장의 인기는 반드시 젊은 신세대 스타들의 전유물은 아니다.

이제 40대 중반에 접어든 관록의 연기자 전인화(44)는 요즘 뜨거운 인기인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F4나 예능 프로그램을 석권한 그룹 소녀시대가 부럽지 않다.

중년의 사랑을 표방한 KBS 2TV 수목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극본 조희·연출 김종창)을 통해 그녀는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녀가 최명길, 박상원과 함께 출연중인 ‘미워도 다시 한 번’은 2월 4일 방송을 시작한 이후 평균 17%대의 시청률을 기록, 정일우가 버틴 MBC의 ‘돌아온 일지매’, 소지섭 신현준 투 톱을 내세운 SBS ‘카인과 아벨’을 누르고 3주 연속 수목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미워도 다시 한 번’에서 전인화가 돋보이는 것은 파격적인 변신 때문.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를 몰래 키우는 톱스타 은혜정 역을 맡은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를 다시 빼앗기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전형적인 ‘팜 파탈’. 이 역을 위해 짙은 화장과 노출이 심한 의상도 마다않는다.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은혜정 역할 덕분에 광고계의 러브콜도 뜨겁다. 그녀의 한 측근은 “최근 한 화장품 CF를 계약하고 촬영을 앞두고 있다. 20대 여배우 못지않은 인기 때문에 가전제품까지 5편 이상의 CF 출연제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그녀의 스타일을 맡은 한 업체는 “극중 해외 유명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주 10벌 정도의 의상을 소화하는데, 요즘 액세서리 등을 포함해 억대가 넘는 금액의 협찬제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기대하지 않던 뜨거운 인기에 전인화 스스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인화는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역할의 성공은 고사하고 촬영 직전까지 ‘과연 이 역이 나와 어울릴까’ 하는 고민에 크게 망설였다”고 고백했다.

최근 KBS 수원 드라마제작센터에서 만난 그녀는 “처음 출연제의가 왔을 때 대본을 먼저 본 남편(유동근)이 적극적으로 권유하지 않았으면 못 맡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남편은 ‘당신이 언젠가는 여배우로 엄마나 할머니 배역만 할 수 있을 텐데 그전에 한 번쯤 해볼 만한 작품인 것 같다’고 해서 용기를 냈다”고 소개했다. 전인화는 자신이 맡은 은혜정의 인기를 반기면서도 한국에서 중년 여배우로 활동하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아이 키우느라 연기를 쉰 여배우들이 현대극에서 곧바로 주인공 엄마 역으로 고정되는 것이 서글펐다. 설 자리가 없는 것 같아 속상했고, 나이에 맞게 여배우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한국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꽃보다 중년’의 위력을 보여주는 전인화에게 지금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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