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사진 1000장에 담긴 근현대 병원들

  • 입력 2009년 3월 7일 02시 59분


◇사진과 함께 보는 한국 근현대 의료문화사/서울대학교병원 병원역사문화센터지음/403쪽·3만8000원·웅진지식하우스

1907년 3월 15일 대한의원이 공식 개원했다. 의정부 직속기관인 대한의원은 당대 동아시아 전역에서도 손꼽을 정도의 규모와 시설을 갖춘 초대형 신식 병원이었다. 병실은 1등실부터 3등실까지 있었는데 1등 병실은 고위 관리가 아니면 이용하기 힘들 정도로 비쌌다. 차양이 달린 철제 병상(病床)은 일본에서 수입한 최신 제품이었다.

대한의원이 생긴 뒤 고위 관리들도 병원에 직접 찾아가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양반이나 고위 관리들은 병이 생겨도 의사를 집으로 불렀는데, 대한의원 개원 이후 이런 관습이 바뀌었다.

이 책은 서양 의학이 소개되기 시작한 19세기 말의 병원 풍경과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원과 세브란스병원, 경성제국대 의학부 부속의원 등을 통해 한국 근현대 의료 문화사를 소개했다.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관습 때문에 남자 환자를 만지는 것조차 꺼리던 여성 간호사 등 흥미롭게 읽을 만한 이야기들도 실려 있다. 1000장에 이르는 풍성한 사진 자료도 당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한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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