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세상을 움직이는 초고속 성장 작은기업들

  • 입력 2009년 3월 7일 02시 59분


그들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아웃스마트/제임스 챔피 지음·김대훈 홍성완 옮김/216쪽·1만3000원·21세기북스

미국 보스턴의 기업가 파노스 파네이 씨는 대형 연예기획사의 임원으로 일하던 중 에이전트들이 유명 아티스트들에게만 주목하는 현실을 발견했다.

결혼식 축하 공연 같은 작은 공연이 수없이 열리는 데도 큰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형 기획사는 그런 일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 이런 작은 공연도 모두 모으면 연간 150억 달러에 이르는 큰 시장이었다. 파네이 씨는 2001년 소닉비즈라는 회사를 차려 신인 가수, 밴드들과 그들을 필요로 하는 프로모터들을 연결해 주는 일을 시작했다. 현재 소닉비즈를 이용하는 프로모터는 1만여 명, 소닉비즈에 등록한 뮤지션은 약 12만 명에 이른다.

2000년 미니애폴리스에서 미닛클리닉이라는 간이 진료소가 문을 열었다. 비염이나 인후염, 알레르기처럼 증상이 분명해 굳이 의사가 진료할 필요가 없는 질병을 전문 간호사가 진료해 주는 곳이다. 미닛클리닉은 릭 크리거라는 기업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크리거 씨는 어느 날 급성 인후염 증세를 보인 아들을 데리고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2시간 만에 겨우 진료를 받은 그는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이 빠르게 진료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미닛클리닉의 전신인 퀵메드엑스를 차렸다. 회사는 미닛클리닉으로 바뀌었고 현재 미국 전역에서 연간 50만 명이 넘는 환자들이 찾는 진료소로 자리 잡았다.

아웃스마트(outsmart)는 ‘앞지르다’ ‘압도하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다. 저자인 제임스 챔피는 전략 컨설팅 및 솔루션 제공 회사인 페로 시스템의 컨설팅 부문 대표로 ‘기업 혁신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고안해 성장 신화를 이룬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경쟁자들을 앞지를 수 있는 방법을 살폈다.

소닉비즈의 비즈니스 모델은 단순하다. 뮤지션들로부터 50∼100달러의 등록비를 받고 MP3 음악 샘플과 사진, 이력 등을 담은 전자 자료집을 만들어 준다. 그런 다음 프로모터들이 진행하는 행사의 성격에 맞춰 뮤지션을 골라 자료집을 전해 준다. 기존의 기획사들은 ‘변화’에 무관심해 이런 단순한 아이디어조차 내지 못했고, 그 결과 150억 달러 시장을 소닉비즈에 선점당했다.

1999년 설립된 셔터플라이는 혁신을 통해 성공을 거둔 케이스. 온라인 사진인화 업체였던 셔터플라이에 2005년 이베이 부사장 출신인 제프리 하우젠볼드 씨가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200만 명가량의 단골이 회사 수익의 77%를 책임진다는 사실과 그들이 사진을 통해 추억을 공유하는 것을 즐긴다는 사실에 주목해 비즈니스의 틀을 바꿨다. 사진 편집을 도와주고 커피잔, 티셔츠, 개인용 문구류 등 기념품 제작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사진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평범한 사진인화 업체이던 셔터플라이는 2년 만에 사진을 매개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온라인 공간으로 변신했다.

저자는 ‘아웃스마트 전략’을 몇 가지 격언 형식으로 압축했다.

“야망을 가져라. 아웃스마트한 기업은 경이로운 성장을 꿈꾸지만 기존 사업자는 점진적 성장에 만족한다. 직관이 중요하다. 기존 사업자는 리서치와 분석 결과에만 의존한다. 잘하는 일에 집중하라. 아웃스마트한 기업은 잘하는 일에 집중하지만 기존 사업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다가 목적의식까지 잊어버린다. 고객에게 답이 있다. 아웃스마트한 기업은 고객서비스를 위해 노력하는 데 비해 기존 사업자는 경쟁자에게만 관심을 쏟는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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