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人行은 적은 수의 사람이 함께 길을 간다는 말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일한다는 뜻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공자는 기원전 497년 56세에 실각하여 노나라를 떠나 14년간 여러 나라를 유세하다가 기원전 484년 69세에 고향으로 돌아갔다. ‘논어’에는 길 떠나는 이야기가 많다. 述而편의 이 章은 그 한 예다. 어떤 텍스트에는 첫머리에 我(아)가 있다.
必(필)은 ‘반드시 ∼하다’라는 뜻이다. 有는 어떤 텍스트에는 得(득)으로 되어 있다. 我師(아사)는 나의 스승이란 말인데 반드시 道學의 스승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품성의 면에서 스승도 있지만 견문 지식 기예 재능의 면에서 스승이 될 만한 사람도 있다. 擇其善者(택기선자)는 사람이 지닌 품성이나 견문 지식 기예 재능 가운데 좋은 것을 고른다는 말이다. 세 사람이 갈 때 한 사람은 꼭 선하고 한 사람은 꼭 악할 리가 없다. 두 사람을 통틀어 좋은 점을 고른다는 말이지 한 사람만 고른다는 말이 아니다. 其不善者(기불선자)는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훌륭하지 못한 점을 가리킨다. 앞에 擇자가 생략되었다. 從之의 之는 善者를 가리키고, 改之의 之는 不善者를 가리킨다. 단 지시 기능 없이 음조를 고르는 기능만 있다고 보기도 한다.
‘논어’ 里仁(리인)편에서 공자는 “見賢思齊焉(견현사제언)하고 見不賢而內自省也(견불현이내자성야)”라고 했다. 현명한 사람을 보면 그와 나란해질 것을 생각하고 현명하지 못한 사람을 보면 안으로 성찰한다는 말이다. 먼 길을 우연히 함께 걷게 된 사람들, 우리는 모두 길 위에 있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남을 통해 스스로의 참 존재를 자각하게 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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