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 모이는 조선미술

  • 입력 2009년 3월 10일 02시 57분


국내외 소장 50여점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첫 전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처음으로 조선 전기 미술 작품 50여 점을 선보이는 특별전을 연다.

이 미술관은 17일∼6월 21일 ‘한국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Art of the Korean Renaissance·1400∼1600)’전에서 조선 전기 회화, 도자기, 금속공예 작품을 전시한다. 한국 내 박물관뿐 아니라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 20여 개 박물관에 흩어져 있던 조선 전기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 전시에 작품을 내놓은 곳은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진주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호림박물관, 동국대박물관을 비롯해 일본의 규슈국립박물관,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 미국 보스턴미술관, 독일 쾰른동양박물관 등이다. 홍선표 이화여대 교수, 장진성 서울대 교수가 한국 측 자문을 맡았다.

전시작 중에는 매를 묘사한 이암(1499∼1545)의 가응도(架鷹圖·보스턴미술관 소장)가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원나라 화가 서택의 작품으로 알려졌으나 2003년 국립문화재연구소의 ‘국외 한국 문화재 조사 사업’ 결과 이암이 그린 것으로 밝혀졌다. 강아지 그림으로 유명한 이암은 동물, 새, 꽃 그림에 뛰어난 화가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구도(狗圖)’도 이번 특별전에 나온다.

규슈국립박물관 소장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이상향으로 생각된 중국 둥팅 호 남쪽의 8가지 아름다운 경치를 그린 그림) 병풍은 한국의 소상팔경도 중 유일하게 연대(1584년)를 알 수 있는 작품. 조선 중기 문신 김현성(1542∼1621)의 제시(題詩·그림에 쓴 시)가 있다.

중종의 계비 문정왕후가 아들 명종의 건강을 기원하며 제작한 불화로 본래 경기 양주시 회암사에 있었던 석가삼존도(1565년·뉴욕 메리앤드잭슨버크재단 소장), 부처가 설법하는 모습을 표현한 불화인 설법도(1560년·쾰른동양박물관 소장)도 전시된다.

한국 소장품으로는 석가의 일대기를 기록하고 한글로 번역한 동국대도서관 소장 석보상절(보물 제523-2호), 거친 필묵을 사용한 절파 화풍의 대가 이경윤(1545∼1611)의 작품으로 알려진 산수인물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안견파 화풍의 이징(1581∼1645)의 이금(泥金)산수도, 현존 무이구곡도(武夷九曲圖·성리학적 세계관을 보여 주는 산수화·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중 가장 오래된 이성길(1562∼?)의 무이구곡도(국립중앙박물관 소장)가 선보인다.

장진성 교수는 “해외에서 특정 시기 한국 작품의 특별전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라며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앞으로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조선 중후기의 작품을 시기별로 조명한 테마전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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