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파격 예술혼’… 국제다원예술축제 ‘페스티벌 봄’

  • 입력 2009년 3월 12일 02시 59분


‘EG|PC’ 무용단의 무용극 ‘지옥’.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 중인 4부작의 첫 작품으로 ‘페스티벌 봄’을 통해 국내 초연된다. 사진 제공 페스티벌 봄
‘EG|PC’ 무용단의 무용극 ‘지옥’.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 중인 4부작의 첫 작품으로 ‘페스티벌 봄’을 통해 국내 초연된다. 사진 제공 페스티벌 봄
다양한 장르가 접목된 세계 공연예술의 최전방을 엿볼 수 있는 국제다원예술축제 ‘페스티벌 봄’이 27일∼4월 12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등 대학로 공연장과 경기 성남아트센터, 한강유람선상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이 축제에는 유럽에서도 실험적이고 파격적으로 꼽히는 작품들이 대거 나온다. 13개국에서 초청된 15개 작품 중 화제작을 소개한다.

▽‘카를 마르크스: 자본론 제1권’=세미다큐멘터리 연극의 선두주자인 독일 극단 리미니 프로토콜의 대표작. 세미다큐멘터리 연극은 일정 주제에 대해 각별한 사연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 무대에 나와 자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이 작품엔 마르크스주의에 영향받은 9명이 등장한다.

마르크시즘의 권위자 토마스 쿠친스키부터 한때 마오쩌둥을 추종했다가 현재는 고가 브랜드 수집에 열을 올리는 인물까지. 한국인 1명도 깜짝 출연한다. 대본이 없어 공연 때마다 이야기가 바뀐다. 27일 오후 8시, 28일 오후 6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이념적 고물로부터의 뉴스: 마르크스-에이젠슈테인-자본론’=뉴저먼 시네마의 대부로 꼽혔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 영화 작업을 중단했던 알렉산더 클루게 감독이 20여 년의 침묵을 깨고 발표한 9시간 반짜리 영화. 예술의 상품화란 문제를 놓고 독일의 지식인들과 펼친 토크쇼 형태의 대화와 에세이 형태의 독백을 영화에 접목했다. 문제는 자막 없이 독일어로만 진행될 영화를 그것도 밤 12시부터 봐야 한다는 것. 3월 27일 밤 12시 서울 하이퍼텍나다.

▽‘지옥’=이탈리아 출신 현대무용가 에미오 그레코와 네덜란드 연출가 피터르 스홀턴이 결성한 ‘EG|PC’ 무용단의 최신 무용극.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 중인 4부작의 첫 작품. 2007년 유럽비평가와 프로듀서가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했다.

4월 4, 5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극장. EG|PC와 페스티벌 봄의 공동작업으로 인도 중국 싱가포르 한국 출신 무용수 4명과 일본의 전통무용 부토를 접목한 무용극 ‘비욘드’도 10일 오후 8시 같은 무대에서 초연된다.

▽‘스펙타큘라’=영국 실험극의 대부로 통하는 팀 이첼스가 이끄는 ‘포스드 엔터테인먼트(Forced Entertainment)’ 극단의 퍼포먼스 연극. 해골 의상을 한 배우가 진지하게 죽음을 연기하는 여배우 옆에서 그 연기를 이죽거리며 연극에 대한 통념을 뒤엎는다. 31일과 4월 1일 오후 8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기타=한 축구경기에서 17대의 카메라를 동원해 지네딘 지단만 포착했던 비디오아트작품 ‘지단: 21세기의 초상’, 체리를 상대로 인간에게 벌이는 온갖 학대와 고문을 재현한 ‘데스 이즈 서튼’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시디 라르비 체르카위 등 세계적인 벨기에 안무가 4명이 각각 김남진 씨 등 한국 무용수 4명을 위한 춤을 안무한 ‘한국의 스크린-4개의 독무’ 초연과 2007년 에르메스 미술상을 수상한 임민욱 씨가 한강 유람선상에서 펼치는 퍼포먼스 ‘S.O.S.’ 등도 기대작이다. 전체 공연 7000∼6만 원. 02-2051-1126∼7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동아일보 권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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