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앙코르 여부-곡 수 공연전 미리 결정
‘톤 쿠프만 & 암스테르담 바로크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6일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렸다. 공연이 끝나자 지휘자 쿠프만은 객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무대를 떠났다. 박수갈채가 이어지자 그는 다시 나와 이미 선보였던 라모의 ‘다르다누스 모음곡’ 중 한 악장을 연주하고 들어갔다. 또 큰 박수. 쿠프만은 재차 나와 “마지막”이라면서 역시 레퍼토리에 있던 헨델의 ‘수상음악’ 중 한 악장을 연주했다. 불이 켜지고, 공연 끝.
성남문화재단 홍보마케팅실 이지영 과장은 “조명과 무대 등 무대기술 담당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연주시간, 앙코르곡 수 등은 사전에 파악해둔다”고 말했다.
클래식 관객들은 연주에 대한 갈채와 더불어 다시 한 번 음악을 듣기 위해 열심히 박수를 치지만 앙코르 여부와 곡의 수는 공연 전에 결정돼 있다. 한국은 관객 반응이 ‘뜨거운’ 편이어서 앙코르 연주를 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대규모로 움직이는 오케스트라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독주자 간 앙코르 스타일에도 차이가 있다. 오케스트라는 통상 1, 2곡을 추가로 준비하거나 레퍼토리 중 짧은 악장을 다시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수원시향 상임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김대진 교수는 “오케스트라 앙코르에 관객의 기대가 크기 때문에 앙코르 곡 고르는 데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말했다.
독주자는 원래 준비한 앙코르 곡 외에 관객 반응과 개인 컨디션에 따라 추가로 연주하기도 한다. 앙코르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 연주자가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이다. 그는 2006년 내한공연 때 앙코르로 10곡을 ‘선사’해 밤 12시가 넘어 공연이 끝났다.
당시 월간 ‘객석’ 기자였던 한정호 씨는 “키신의 매니저가 원래 앙코르로 4곡을 준비했는데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열광적이어서 연주자가 칠 수 있는 곡을 다 쳤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솔로로 연주할 때는 훨씬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며 “연주 초반에 앙코르를 할 것인지 하지 않을 것인지 느낌이 오는 편”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박수를 쳐도 공연장의 불이 켜졌다면 앙코르는 더 없다. 공연이 ‘완전히’ 끝났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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